[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디즈니플러스가 내년 한국에 공식적으로 진출한다. 이에 따라 국내 OTT 서비스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 월트디즈니컴퍼니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2021년 한국과 동유럽, 홍콩 등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내셔널 지오그래픽, 마블, 스타워즈 등 자사 계열사 콘텐츠를 모아 서비스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캐나다 출시를 시작으로 호주, 인도, 일본 등 30개국에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1년여 만에 868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월 구독료는 6.99달러(약 7800원)로, 내년 3월 말부터 월 7.99달러(약 8700원)로 인상된다. 한국에서의 정확한 구독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만약 한국에서의 월 구독료가 1만 원 이하로 책정된다면, 국내 OTT 서비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 1개월 요금은 베이직 9500원, 스탠다드 1만2000원, 프리미엄 1만4500원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국내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 할 가능성이 높다. 이통 3사는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해 디즈니플러스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내보낼 가능성도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10일 투자설명회에서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10개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 작품과 10개의 스타워즈 시리즈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노키오’와 ‘피터팬과 웬디’의 실사영화 버전도 디즈니플러스에서만 서비스 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 소식에 국내 토종 OTT 서비스들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내 OTT 서비스에서의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른다. 토종 OTT 웨이브는 21%, 티빙은 14%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넷플릭스가 독주하는 가운데 ‘콘텐츠 공룡’ 디즈니플러스가 경쟁상대로 뛰어들면 토종 OTT 업계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가운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와 겪고 있는 음원 저작권료 갈등도 발목을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OTT 사업자가 내야 할 음악저작물 사용 요율을 총 매출액의 1.5%로 결정했다. 이를 매년 단계적으로 인상해 2026년에는 최종 1.9995%까지 올릴 예정이다.
이는 OTT업계가 당초 주장했던 0.62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는 문체부의 중재안이 신규 디지털미디어 성장을 저해하며, 결국 소비자의 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행정소송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