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코로나19로 전국 관객 수가 전년 대비 70%까지 감소한 가운데, 멀티플렉스 업계가 관람료 인상, OTT업계와의 협업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관람료 인상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극장 및 영화 산업 전반의 경영악화로 이뤄졌다.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일부 지점의 영업 중단·폐점, 자율 무급 휴직 등까지 시도했지만 도저히 버틸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극장 임차료, 관리비 및 인건비 등 고정비의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1위인 CJ CGV는 지난 달 26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주중(월~목) 오후 1시 이후 2D 일반 영화 성인 기준 관람료를 1만 1000원에서 1만 2000원, 주말(금~일) 오후 1시 이후 관람료를 1만 2000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올렸다.
업계 3위 메가박스는 11월 23일부터 2D 일반 영화 성인 기준 주중 1만 2000원, 주말 1만 3000원으로 관람료를 인상한다고 13일 밝혔다. 가격 인상 적용 상영관은 일반관, 컴포트관, MX관으로 평균 1000원 인상된다. 일부 시간대 및 지점별 상황에 따라 현행과 동일하거나 인상 폭이 다를 수 있다.
돌비 시네마와 프리미엄 특별관 더 부티크, 발코니, 프라이빗은 인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국가유공자, 장애인, 만 65세 경로자, 미취학 아동, 경찰·소방 종사자에게 적용되는 우대 요금은 기존 체계를 유지한다.
업계 2위인 롯데시네마 역시 관람료 인상을 두고 내부 논의 중으로, 조만간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 관객 감소로 굵직한 대작들이 개봉을 미루거나 포기하면서 극장들은 콘텐츠 부족 문제도 맞닥뜨렸다. 지난 4월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에 이어 이충현 감독의 ‘콜’이 넷플릭스로 직행했다. 250억 원 제작비의 ‘승리호’도 넷플릭스로 향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에 멀티플렉스 업계는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경쟁업체 OTT 서비스와 화해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지난 2017년 넷플릭스 영화 ‘옥자’ 개봉을 앞두고 넷플릭스가 극장과 동시 상영하겠다고 밝혔고, 멀티플렉스 3사가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빚어진 이후 3년간 CGV와 롯데시네마는 넷플릭스 영화를 상영한 바 없다.
그러나 양사는 지난 10일과 11일 개봉작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 ‘힐빌리의 노래’를 각각 상영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2주 뒤인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이들은 넷플릭스의 다른 작품인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신작 ‘맹크’의 개봉도 18일 예정하고 있다.
이들은 배급사와 극장이 2주 간의 홀드백(hold back; 개봉 이후 온라인 공개까지 필요한 기간) 기간 확보 등을 사전에 합의해 개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인 ‘더 킹:헨리 5세’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영화를 상영해왔다.
더불어 CGV는 토종 OTT 서비스 왓챠와 포괄적 업무 협약(MOU)를 체결했다. CGV는 그동안 축적해온 극장 관람데이터에 왓챠의 온라인 미디어 소비 데이터를 더해 고객의 취향을 세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GV는 1500만에 이르는 영화관 회원들의 빅데이터를 통해 영화 관람 패턴을 분석하고 있으며, 왓챠는 콘텐츠 추천 및 평가 서비스 ‘왓챠피디아’를 운영하면서 취향 데이터와 개인화 추천 기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영화 관련 온오프라인 플랫폼이 함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전 세계를 통틀어 해당 사례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