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상륙을 앞둔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발을 뺐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국내 진출을 예고해왔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 OTT에 공급하던 자사 콘텐츠를 철수했다. 웨이브는 지난 2일 ‘겨울왕국’, ‘어벤져스’ 등 100여 편의 디즈니 영화를 권리사 요청으로 이달 말까지만 서비스한다고 공지했으며, KT의 시즌(Seezn)은 지난달 디즈니 콘텐츠 무료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통신사는 막대한 인기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플러스와 손잡고 자사 IPTV를 성장시키려 하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018년 넷플릭스와 단독 제휴를 맺으면서 2년 만에 IPTV 가입자 수가 20% 가량(401만 9000여 명→494만 4000여 명) 증가하는 등 이익을 본 바 있다.
SKT가 디즈니와 멀어진 가운데, 경쟁은 KT와 LG 유플러스의 2파전으로 흐르고 있다.
강국현 KT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디즈니 아시아 총괄 사장이 한국계 미국인인데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와 경쟁관계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KT가 그리는 청사진은 디즈니와의 콘텐츠 공동제작이다. 강 부문장은 이 자리에서 “(콘텐츠 전문 법인) ‘스튜디오지니’가 만든 콘텐츠의 해외 유통을 디즈니가 담당할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콘텐츠가 있다면 공동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오는 2023년까지 오리지널 IP(지식재산) 1000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 확보를 목표하면서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스튜디오지니에 4000억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디즈니에 적극적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 15일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디즈니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T는 디즈니플러스 제휴 경쟁에서 발을 뺐다. 박정호 SKT 사장은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에서 “디즈니는 이전 최고경영자와 협력 관계를 하기로 했는데, 새로운 경영진은 웨이브를 경쟁자로 확정했다”면서 “협력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못박았다.
SKT는 대신 넷플릭스, 애플TV, 아마존프라임과의 협력에 나선다. 넷플릭스는 현재 KT, LG유플러스와는 제휴를 맺었지만 SKT와는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박 사장은 앞서 언급한 자리에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와 때가 되면 만나자고 했다. 한 번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언급했다. 아마존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연히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으며, 애플TV에 대해서는 “당연히 협력하고 있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2019년 11월 론칭한 이후 지난 3월초 유료 가입자 1억 명을 달성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190여 국에 진출해 전 세계 2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아마존 프라임 역시 지난해 가입자 2억 명을 넘겼다. 애플TV는 2019년 9월 론칭 이후 약 4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