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카카오에서 만든 AI 메이트 '카나나'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에 체험해보았다. 채팅방에 AI 친구가 같이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따로 플랫폼을 만들지 않고 기존 카카오톡에 AI 메이트 기능을 넣었으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카나나는 개인메이트 '나나'와 그룹메이트 '카나'로 구별된다. 카나는 그룹 채팅에서 대화를 요약하고 일정 및 장소를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나나는 개인과 그룹 대화에서 사용자의 정보를 기억하고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한다. 대화창에서 여러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카나', 귓속말을 눌러 1:1로 질문하면 나오는 메이트는 '나나'다.
AI의 성격과 말투도 지정 가능
그룹 대화창에의 AI 카나는 대화지침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말투가 바뀌는 것이 매력이었다. 기본설정은 '믿음직스럽고 꼼꼼한 AI 메이트. 중립적이며 예의를 갖춘 말투'이다. 부재중 전화가 찍힌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봐야 겠냐고 질문했을때의 답은 대화 지침에 따라 모두 달랐다.

기본설정에서는 예의를 갖추고, 도와줄 일을 찾았다. 상담사 같은 설정에서는 리스너 답게 '고민' '부담' 등 감정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상담사처럼 "괜찮다. 천천히 해도 된다"며 다독이기까지.
코치 같은 설정에서는 결단력 있게 바로 "고민 말고 바로 전화 걸어!"라고 시원하게 이야기해줬다. 사춘기같은 설정에서는 무관심한 제 3자의 입장처럼 "굳이 안해도 되는거 아님? 알아서 판단해~"라며 시크한 말투가 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밖에도 '전문가같은' '고풍스러운' '플래너 같은' '조장 같은' '할머니 같은' 등의 성격을 고를 수 있다. 여기에도 없으면 성격을 직접 입력해서 설정하는 방법도 있다.
대화내용에 기반한 AI 답변 가능
카나나가 기존 생성형 AI와 다른점은 대화창 내에 생성형 AI가 함께 있다는 점이다. 질문거리가 있을 때 챗GPT나 뤼튼, 코파일럿 등의 플랫폼 창을 열고 질문을 했다면, 카나나는 대화창 내에서 AI에게 바로바로 질문과 일정 등록 등이 가능하다. 때로는 대화창 내의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어들기도 한다.
친구와 과제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에 카나는 "오늘 밤부터 바로 시작해라. 막힐것 같으면 다시 플랜 짜주겠다" 같은 조언부터 "하루에 20페이지씩 딱 끊어서 해라, 혜진이 말대로 이번주 까지 해야 한다" "안하면 혜진이한테 잔소리 들을텐데 괜찮겠냐"등 정말 실존하는 지인처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기자가 먼저 과제에 대해 제안했던 것을 기억하고 "혜진이한테 잔소리 들을텐데 괜찮겠냐"라며 맥락을 이해한 대화를 이어간 것이다.

생성형 AI의 기본 기능인 정보서치도 실행시켜보았다. "이번주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가격변동 알려줘"라고 질문하니 실제 이더리움의 증시 정보의 수치가 제시되었다. "대선의 사전투표 장소를 알려달라" 요청하니 실제 사전투표장소 목록이 제시되었다. '자세히 보기'를 누르니 카카오맵과 연동되어 위치정보가 링크되어 있었다. 날씨 정보에도 최저기온과 최고기온, 미세먼지 농도까지 요약해서 보여주었다. "아침에는 쌀쌀하니 가벼운 겉옷을 챙기라"는 옷차림에 대한 정보도 곁들였다.

AI비서처럼 일정관리로도 사용이 가능했다. "수업준비로 내일 오후 1시에 말걸어달라" 는 요청에 실제로 다음날 오후 1시가 되자 약속됐던 알림이 도착했다.
카카오톡과 제한적 연동은 아쉬워
카나나를 사용하기 위해서 플레이스토어에서 카나나 플랫폼을 다운받아 설치했다. 카카오톡의 멤버들이 연동이 되어 초대메시지를 보낼 수 있지만, 초대 메시지를 받은 카카오톡 사용자는 카나나 플랫폼을 다운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카카오톡으로 대화가 익숙해진 유저들이 '굳이 새로운 플랫폼을 깔아 AI 친구를 추가하여 대화를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카카오톡을 업그레이드하여 대화창 내에 AI메이트 기능이 추가되었으면 접근성 측면에서 훨씬 편리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현재 카나나는 CBT(Closed Beta Test) 기간으로 선착순으로 이용자를 모아 테스트를 하고 있다. CBT는 소프트웨어나 앱 등을 정식 출시하기 전, 제한된 이용자를 대상으로 기능 및 안정성을 실험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서비스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정식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김종한 카나나 성과리더는 “AI를 통해 사람 사이의 소통을 더욱 자연스럽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할수록 고도화되는 성장형 서비스인 만큼, CBT기간 동안 각종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여 완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