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최근 2030세대가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명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생기면서 ‘정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각 명품 플랫폼은 디지털 보증서, 인공지능(AI)을 통한 진품 구별 등 고객의 의심을 풀어줄 솔루션을 내놓는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젊은 층이 온라인 명품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시장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 5957억 원으로 전년(1조 4370억 원) 대비 10.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위조상품 신고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위조상품 신고건수는 1만 6693건으로, 전년(6661건) 대비 150% 증가했다.
위변조 불가능한 디지털 보증서로 신뢰 ↑
에스아이빌리지를 운영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판매 상품이 정품임을 보장하는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디지털 보증서는 위‧변조가 불가한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통해 제품의 진위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품질보증서다. 제품 구매 시 생성되는 주문번호와 제품 고유의 일련번호를 조합해 암호화된 고유의 디지털 코드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제품정보와 구매 이력, 소유권 등의 정보가 내장된다.
고객은 제품 구매 후 에스아이빌리지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보증서를 열람하거나 출력할 수 있다. 또한 명품 중고 거래 시 제품의 소유자를 변경하고 보증서를 양도하는 기능도 제공, 제품 가치를 보존하고 도난 제품의 재판매도 방지할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이같은 디지털 보증서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디지털 보증서 시스템 구축에는 ‘아마존 QLDB’ 서비스가 사용된다. 이 서비스는 수정이나 변경이 불가능한 암호화 방식을 이용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추적하는 데이터베이스다.
올해 안으로 에스아이빌리지가 판매하는 고가 럭셔리 브랜드에 우선적으로 디지털 보증서 발급 서비스를 시작하고, 추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든 상품에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톡 가상자산 지갑 ‘클립’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방식 명품 상품권을 보관할 수 있다. 이후 오프라인에서 실물로 교환하거나,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에게 전송할 수 있다.
NFT에는 명품 거래 주문번호와 제품 넘버, 소유권, 명품 보증 정보 등이 담겨 진품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명품을 ‘오픈런’해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온라인 수요가 늘어난다. 그런데 온라인으로는 짝퉁을 구매하기 쉽다” 면서 “플랫폼에서 디지털보증서를 발급함으로써 소비자는 거래되는 중고상품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해당 사이트를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사용해 진품 여부 탐지
브랜드 지식재산권(IP) 보호 솔루션 기업 마크비전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e커머스 플랫폼에 올라온 가품을 탐지한다.
네이버‧쿠팡, 미국 아마존‧이베이, 중국 알리바바‧타오바오 등을 살펴보면서 가품 의심 사례를 찾아낸다. 10만 건 이상의 정품 이미지를 학습한 AI는 플랫폼에 올라온 이미지와 텍스트로 가품을 찾는다. 또한 구매 리뷰와 제품 가격, 설명도 살핀다.
지난달 마크비전에 따르면 이러한 모니터링을 통해 제거한 위조상품 규모는 1조 7300억 원 수준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인 트렌비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정품 여부를 구분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필웨이는 지난해 중고 명품 직거래 사기 방지를 위해 AI가 진품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정밀 감정 솔루션을 도입하기도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