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이 활성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줄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보유한 CD·ATM 개수는 2020년 6월말 기준 2만 928대다.
이는 2016년 6월 2만 7253대와 비교해 6325대 줄어든 수치다. 5년간 연평균 1265대가 줄어들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8930대에서 6629대로 2301대를 줄였다. 신한은행은 6820대에서 5710대로 1110대, 우리은행은 6705대에서 4727대로 1978대, 하나은행은 4798대에서 3862대로 936대를 줄였다.
코로나19 비대면 트렌드 가운데 은행권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모바일·인터넷 뱅킹 사용자가 늘었다. ATM과 오프라인 영업점에 방문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이용자들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금 없는 사회’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발간한 ‘2020년 상반기 중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6월 기준 인터넷뱅킹(모바일 뱅킹 포함)을 통한 입출금·자금이체서비스 이용비중은 64.3%였다. 이는 2018년 6월 49.4%였던 것에 비해 14.9%p 증가한 수치다.
반면 CD·ATM 이용비중은 22.7%에 그쳤다. 해당 채널 이용비중은 2018년 6월 34.3%, 12월 30.2%, 2019년 6월 28.9%, 2019년 12월 26.4%로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금융권은 ATM을 운영하기 위해 연간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이고 있는데, ATM의 수수료로는 이를 충당할 수 없게 됐다. ATM 기계 한 대당 설치 및 운영비가 연간 2000~3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TM 위치 알려주는 앱 개발-공동ATM 운영 등 대안 모색
다만 ATM이 사라질 시 현금을 많이 이용하는 고령자 등에 대해 금융 소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한국은행은 ATM의 급격한 감소를 방지하고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ATM의 위치, 형태, 종류, 수수료 등 세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소비자들이 필요할 때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은행권 공동 고객용 ATM 정보제공 앱 개발을 추진한다. 웹사이트 등 별도 시스템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가맹점 현금 출금 및 거스름돈 계좌입금서비스 등 대체 인프라 이용을 활성화 한다. 가맹점 현금 출금 서비스는 매장에서 물품 대금에 인출 희망 금액을 추가해 결제하면 결제액과 물품 대금의 차액을 현금으로 수령(1회/1일 10만 원)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CU편의점과 이마트24에서 이용 가능하다.
이밖에 은행권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ATM도 추진한다. 국내 일부 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공동 ATM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다만 서비스 확대는 요원한 상황이다. 공동 ATM 운영에 참여했던 한 은행 관계자는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경기 하남, 남양주 진접, 동탄점, 광주 광산점 등 4곳의 이마트에서 파일럿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공동 ATM기 이용건수가 많이 줄고 있는 상황이라, 서비스 확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