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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과학

[박재형 칼럼] 2300억대 부정대출 ‘우리금융그룹’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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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놓고 최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금감원 검사 결과, 우리은행에서 확인한 부당대출이 총 2334억 원인데 이는 비슷한 시기 검사가 진행된 KB국민은행(892억 원), NH농협은행(649억 원)과 비교해도 두드러지는 규모다.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불법 대출은 기존에 알려진 350억 원 이외에 추가로 380억 원이 적발돼 총 730억 원 규모로 파악됐다. 특히 금감원은 이 중 451억 원(61.8%)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현 경영진 취임 시기인 2023년 3월 이후 취급됐다고 별도 명시했다. 이는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단기성과 달성을 위해 부당대출 1604억 원을 취급한 것도 새롭게 담긴 내용이다. 이 중 987억 원(61.5%)은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됐다.

 

박충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우리금융) 내부통제와 조직문화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도 “지난해 초 홍콩 H지수 ELS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내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시중은행들이 또 다시 이 같은 논란에 휩싸인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이처럼 반복되는 금융사고는 금융기관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표명했다.

 

이 같은 우리금융에 대한 심각한 문제 인식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금융이 두 보험사를 인수해 다른 금융지주와 같은 포트폴리오를 갖춰 성장 발판을 마련해줘야 하냐는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소유한 동양생명 지분 75%와 ABL생명 지분 100%를 총 1조5493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으로 1550억 원을 지출한 후 인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보험사 인수는 우리금융그룹을 국내 제1의 금융지주사로 키우겠다는 임종룡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현재 2등급인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 평가 등급이 이번 금감원 정기검사의 영향으로 3등급 이하로 하락할 경우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에 따라 두 보험사 인수를 할 수 없게 된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를 최종 결정하는 금융위원회에 조만간 경영실태 평가자료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기관은 건전한 신용 질서를 지켜야 하고 공정한 금융거래를 확립하며 금융소비자들을 보호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으로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도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물의를 일으킨 금융기관이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리딩그룹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기관에 대해 제재 대신 더 책임이 따르는 당근을 주는 것이 맞는지 우리 사회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이는 우리 자본주의 사회를 지키는 신뢰라는 거대한 기둥을 무너트릴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