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퇴직연금 운용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가 국내 자산운용 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8일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M-ROBO(엠로보)'를 공식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도입되는 'M-ROBO'는 운용역의 경험과 전문성이 알고리즘 형태로 구현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구성하고 운용까지 지시하는 일임형 서비스다. 기존에는 가입자가 스스로 운용 지시를 내려야 했지만,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투자일임업자에게 해당 기능이 허용되면서 로보어드바이저가 대신 운용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사가 국내 종합자산운용사 중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M-ROBO’는 총 12개의 세분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의 위험 성향에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본부장은 "금융 데이터는 잡음이 많아 일반적인 AI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문 운용 인력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직접 설계하고 학습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사람의 통찰과 노하우가 들어간 알고리즘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직종별로 특화된 운용 전략도 가능하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마케팅부문 대표는 "직군마다 은퇴 시점, 급여 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알고리즘을 집단화하고, 유사한 직업군을 묶어 운용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퇴직연금 고객층을 각각 타깃데이트펀드(TDF)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한 '저관여 고객'과 '고관여 고객'으로 나눈다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중(中)관여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ETF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고객도 있지만, 반면 별 관심 없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만 넣는 분들도 많다"며 "중간 수준의 관심을 가진 고객들이 시간이나 정보 부족으로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했는데, 로보어드바이저가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퇴직연금의 적립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앞으로는 수익률 관리가 핵심"이라며 "'M-ROBO'를 통해 고객의 노후 자산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