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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4050] ‘메타버스’ 활동 활발한 청소년 노리는 디지털성범죄…대책 마련 필요

아바타로만 활동...신원이나 나이 속이기 쉬운 환경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하지말라는 지침보다는 온라인 폭력에 대한 이해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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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본지는 우리 사회에서 4050세대가 비대면 시대에 소외되지 않도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to4050’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게재합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10대 청소년들이 즐기는 메타버스 내에서의 신종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도 보호 방안 논의에 나섰다.

 

메타버스의 주 이용자는 청소년이다. 누적 가입자가 2억 명에 달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경우 이용자의 80%가 10대 청소년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들을 겨냥한 성범죄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메타버스는 아바타 간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심리적 경계가 약화된 청소년은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얼굴을 따로 보여주지 않고 아바타로만 활동하기 때문에, 나이와 신원 등을 속인 채 청소년에게 접근하기도 쉽다.

 

메타버스 내 성범죄의 예로는 아바타 스토킹, 아바타 성희롱, 아바타 몰카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여성 아바타를 계속 쫓아다니거나 음성채팅 기능을 통해 성희롱 발언을 하는 행위 등을 포함한다. 다른 사람의 아바타를 만지거나, 따라다니면서 성행위를 묘사하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범죄 사례가 나왔다.

 

지난달 20일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캘리포니아 남성이 경찰에 기소된 바 있다. 해당 남성은 로블록스 내에서 13세 소년인척 가장하고 12세 여아에게 접근했다. 이후 해당 여아의 연락처를 알아내 성적 사진 및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성범죄를 저질렀다.

 

지난 3월 영국에서는 아동 성범죄 전력이 있는 20대 남성이 로블록스와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7~12세 남아들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 성희롱 예방 명령을 선고받기도 했다.

 

10대는 본인과 아바타를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상공간에서 이뤄진 사이버 폭력에 대한 정신적인 피해가 더 클 수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 내에서 이같은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은 서비스 운영 플랫폼의 자율적인 관리 감독이 유일하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쉽게 접근하고, 쉽게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메타버스에서는 아동‧청소년들이 그루밍 성폭력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메타버스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게임, SNS, 메신저 등 모든 온라인 공간에서 아동‧청소년에 대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성인 남성들이 존재한다”면서 “가해자들은 피해자와 또래인 척 한다든가, 아주 잘생긴 사람인 척 사진을 도용함으로써 청소년을 다양한 방식으로 속이고 자신의 모습을 감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특정 플랫폼을 이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주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가해자들이 접근하는 플랫폼은 온라인의 거의 모든 공간이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게임 내에서 다른 사람과 채팅하지 말라’, 혹은 ‘셀카를 올리지 말라’는 등의 ‘해도 된다, 하지 말라’는 지침으로는 (메타버스 내 성폭력이) 전혀 예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더 필요한 방식은 ‘온라인 그루밍’이 어떤 방식으로 시작되고, 어떤 방식으로 심화되며 어떤 피해와 연결될 수 있는지 폭력 전반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면서 “가해자가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더라도 아동청소년이 ‘이것이 위험한 접근일 수 있구나’라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교육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가부, 메타버스 내 아동청소년 보호 방안 마련 나선다

 

이런 가운데 여성가족부는 메타버스 등 신종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관계부처 및 전문가, 현장단체의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2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메타버스가 온라인 성착취 범죄의 장소가 될 수 있는지 검토됐으며 제도적‧윤리적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정희진 (사)탁틴내일 팀장은 “메타버스는 기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게임에서 제공되던 서비스를 포괄·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기에,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온라인 성착취 범죄의 장소가 메타버스로 이동·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카오톡 오픈채팅이나 텔레그램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익명 상의 소통이 메타버스 내에서 가능해지면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상황의 증거를 수집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민관협력을 통한 범죄 발견 및 대응역량 강화, 정기적인 실태조사, 발전하는 기술의 속도에 대응 할 수 있는 전담 수사기관 설치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디지털상에서의 활동이 보다 활발해지고 익숙해진 청소년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민간 사업자의 자율 책임 역시 중요하다”면서 “관계부처와 함께 관련 제도 보완 및 정책 집행의 실효성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