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의 창업자가 체포됐다. 텔레그램이 마약 밀매, 사이버 폭력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방치했다는 혐의다.
프랑스 방송사 TF1, BFM 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전용기를 타고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출발해 프랑스 파리 외곽 르 부르제 공항에 입국하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
보도에 따르면 두로프는 프랑스 경찰 내 ‘미성년자 대상 범죄 단속 사무국’(OFMIN)으로부터 사기, 마약밀매, 사이버폭력, 조직범죄, 테러 조장 등 범죄에 대한 조정대리자(coordinationg agency)로 간주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로프에게 최대 2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텔레그램은 발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암호화된 메시지를 풀 수 없는 보안기술이 적용돼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다. 정확한 서버 위치가 알려진 바 없어 압수수색이 어려울 뿐더러 텔레그램 자체가 ‘반 검열’을 중시해 설립된 기업이기 때문에 각국 정부의 수사 협조에도 비협조적이다. 텔레그램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국내서도 ‘n번방’ 등 사회적 논란 일어
국내에서도 2018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대상으로 성 착취 영상을 만들고 유포한 ‘n번방 사건’이 텔레그램을 악용해 발생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사회적 파장이 인 바 있다.
업계에서는 두로프의 체포로 앞으로 텔레그램 내용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텔레그램을 통해 발생하는 강력 범죄들을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국제사회가 무작정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두로프는 198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2013년 형 니콜라이와 텔레그램을 창업하면서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에 빗대 ‘러시아의 저커버그’라고 불리기도 했다. 러시아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이용자의 정보를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고 2014년 러시아를 떠나 UAE로 이주했고 2021년에는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