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개발을 포기한 애플이 가정용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집에서 이용자를 따라다니는 모바일 로봇을 비롯해 로봇 공학을 이용한 탁상용 스마트 디스플레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정보기기를 원격제어하고 각종 컴퓨터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가정용 차세대 디지털기기다.
블룸버그는 이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라 어떻게 구현될지 명확하지 않고 현재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현재 신사업의 성공이 절실한 상태다.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판매가 둔화된 데다 최근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역시 아이폰 매출을 대체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년을 공들인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이 무산된 것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14년 '타이탄 프로젝트'를 시작, 수억 달러를 투입해 완전 자율주행 수준인 ‘레벨 5’의 전기차 개발을 진행해 왔다.
AI 경쟁력 떨어진다는 평가에 승부수
그러나 출시를 2025년에서 2026년으로 1년 연기한 데 이어 자율주행 기능을 '레벨 2+' 수준으로 하향하는 등 기술력의 한계를 보여왔다. 레벨 2+는 차선 이탈 방지, 차로 유지, 차량 간 간격 유지,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 등의 '도움'을 받는 정도로 운전자의 통제가 필요하다. 애플은 결국 지난 2월 애플카 개발을 포기했다.
애플이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비해 AI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뒤집으려 '가정용 로봇'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도 있다. 애플은 지난해 초 초자체 거대 언어모델(LLM) '아약스'(Ajax)를 선보였지만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애플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동청에 직원 614명을 해고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등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다. 애플카 프로젝트가 무산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온 조치라 이와 연관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