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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습니다] 싹쓰리가 왜 거기서 나와...KBS 교향악단 디지털 K-Hall

국내 교향악단 최초 모바일 공연플랫폼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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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음악을 생각합니다. 나는 매일 음악 안에서 꿈꾸며 살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

 

"내가 음악의 도움으로 아프리카의 원시림에 병원을 세우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슈바이처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과 의사인 슈바이처의 공통점은 뭘까. 알베르트라는 이름, 노벨상 수상자. 그리고 또 있다. 바로 음악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클래식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지만 왠지 문턱이 너무 높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1956년에 창단된 우리나라 대표 교향악단인 KBS 교향악단의 경우 R석 10만원부터 S석 8만원 A석 5만원 등 다양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줄 모바일 공연플랫폼이 공개되어 체험해 보았다. KBS 교향악단의 영상자료를 모아 지난달 25일 오픈한 'KBS교향악단 디지털 K-Hall'이다. 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무료로, 광고 없이, 공간의 제약 없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다.

 

67년간 축적된 영상자료를 여러 주제로 재구성해 플랫폼 안에 담았다. 디지털 K-Hall은 크게 네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콘서트 ▲플레이리스트 ▲클래식 스토리 ▲KBSSO 스토리다.

 

수 백개의 공연 영상... 작곡가·지휘자·협연자 등 옵션별 검색 가능

 

K-Hall의 백미는 단연 콘서트 카테고리에 있는 공연영상이다. 2001년부터 축적된 공연 실황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K-Hall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영상도 있다. 영상은 유튜브를 기반으로 했으나, 광고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작곡가·지휘자·협연자·시즌·시대·공연·장르별로 옵션을 구별해 영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휘자 옵션을 선택하고 '장윤성'을 선택하면 장윤성 지휘자가 지휘를 맡은 실황공연이 검색되는 식이다. 장르 옵션을 선택하니 하단에 △교향곡 △협주곡 △서곡 △실내악 △교향시 등의 세부 옵션으로 나눠지기도 한다.

 

"지루하다는 편견은 No" 스토리를 입힌 클래식

 

클래식은 고상한 사람들이 정장을 갖추고 격식 있는 자리에서만 즐긴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K-Hall 플랫폼에서는 클래식의 무게를 덜어냈다. KBS드라마 '쌈 마이웨이' '신사와 아가씨' '제빵왕 김탁구' 등 인기 드라마 콘텐츠에 클래식을 입혀 친숙하게 느껴지게 해 준 ‘드라마 오브 클래식’, 일상·행복·기타 등 테마에 맞춘 '스토리 오브 클래식'이 인상 깊었다.

 

<드라마 오브 클래식>은 편하게 보았던 드라마에 어울리는 클래식 선율을 입힘으로써 평범한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스토리 오브 클래식>에는 '누구보다 차분해지고 싶은 날의 클래식' '단 3초만에 불안했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클래식' '늦은 밤, 혼자 집에서 우아하게 발레하고 싶어지는 클래식 모음' 등의 테마를 입힌 식이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클래식 모음곡' '결혼식장에서 흘러나오는 로맨틱하고 달달한 클래식 명곡들' 등의 테마는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심지어 예능에 등장한 음악도 클래식의 재료로 삼았다. 2020년 유재석·이효리·비가 예능프로그램에서 '싹쓰리'로 분해 선보인 '다시 여기 바닷가'를 클래식으로 재탄생해 내보내는 식이다. 

 

 

클래식 연주자들은 무거운 턱시도를 벗고 선그라스와 밀집모자를 쓰는 파격을 보였다.

 

음악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도

 

플랫폼에서는 선율만 흘러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휘자, 협연자, 단원들이 직접 설명을 들려주기도 하고 숨겨진 이야기, 공연 뒷이야기도 확인할 수 있다. 연주자가 묻고 지휘자가 답하는 형식의 토크쇼 콘텐츠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들려주는 KBS 교향악단과의 인연, 세계를 휩쓰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과의 만남 등이 올라와 있다.

 

 

'말러가 무시했던 브람스 최고의 교향곡' '러시아 몰래 핀란드 사람만 알게 만든 곡' 같은 무대 뒤 궁금한 이야기들도 있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은 1905년 러시아 '피의 일요일'을 음악으로 기렸다는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해주는 식이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의 메인화면에는 최신영상과 인기영상이 보여지는데, 최신영상으로 보여지는 영상의 날짜가 2001년 2월 15일이다. 최신날짜가 아닌 등록일 순으로 보여지는 듯 하다.

 

공연장의 문턱때문에 교향악단에 거리감을 느꼈던 사람들도, 클래식이 가진 무게감 때문에 쉽사리 다가가지 못했을 일반인에게도 KBS교향악단의 '디지털 K-Hall'은 클래식 아카이브로써 훌륭한 가치를 지녔다.

 

KBS 교향악단은 향후 거장시리즈, 베토벤 시리즈, 브람스 시리즈 등 재미있고 특색있는 레퍼토리를 제작하여 디지털 K-Hall을 브랜드화 할 계획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