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IT 서비스·디바이스를 다 체험해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 기자가 독자 대신 직접 사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지구온난화를 막는다고 알려진 탄소중립. 탄소중립은 기후 위기를 맞은 지금 거스를 수 없는 화두다. 탄소 배출량을 막을 수 없다면, 배출한 만큼 흡수하게 하여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 탄소 중립이다.
탄소중립 생활의 필요성을 알지만, 실천까지 이어지기가 힘들다. 그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앱이 있어 사용해 보았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엔더블유케이가 지난달 29일 런칭한 '카본제로'이다.
카본제로는 개인과 단체, 기업 등이 다양한 기후행동과 탄소 중립을 위한 기후미션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 속 탄소감축을 유도하는 기후행동 실천 앱이다. 기후행동판 챌린지 앱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카본제로 앱은 복잡하지 않다. 스토리, 행동, 챌린지 단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져 있다. 앱을 깔자 처음부터 화면밝기를 조절하도록 유도했다. 세 가지 카테고리를 활용하여 카본트리를 축척하는 것이 앱의 목적이다. 카본트리는 참여활동 실적에 따라 쌓을 수 있는 누적점수라 생각하면 된다. 회원가입, 행동서약, 스토리 작성, 행동 인증, 챌린지 인증, 레벨 업, 댓글 작성, 좋아요를 누를 때 카본트리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카본트리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준비중이라고 안내된다는 것이다.
스토리-기후행동 및 탄소중립에 관한 콘텐츠
스토리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운영자의 승인이 필요하다. 더보기 메뉴에서 크리에이터 멤버 신청이 가능하며, 기본 정보 및 활동했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를 입력한다. 운영자가 검토 후 승인여부를 알려준다. 크리에이터 멤버가 스토리 작성을 마치면 운영자 승인 이후 노출된다. 현재 카본제로의 스토리에는 '푸른나무' '카본제로' 두 명의 아이디로만 콘텐츠가 올라가 있다. 콘텐츠는 기후변화에 관한 검색어 이야기, 탄소중립에 관한 뉴스 기사, 기후변화에 관련한 연예인 동향 기사 등이 실려 있다. 누구나 콘텐츠를 올릴 수 없는 점(승인 필요)을 감안하더라도 기초적인 콘텐츠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행동 - 탄소중립을 위한 건강한 습관 형성
카본제로 앱에서 가장 의미 있어 보이는 카테고리가 '행동' 영역이었다. <행동하기> 카테고리에는 기자가 미리 뽑은 실천할 행동 10개가 제시되어 있다. '승강기 버튼은 1번만 누르기' '세탁 옵션 중 절약모드 설정하기' '집을 비울 때는 가전제품의 콘센트 뽑기' '냉동실은 냉기가 빠지지 않도록 꽉 채우기' 등이다. 부족한 감이 있어 <+새행동>을 눌러 탄소중립을 위해 실천할 다른 행동 '종이컵 대신 머그컵 이용하기'를 추가했다. '행동하기' 버튼을 누르면 '행동완료'로 버튼이 변화한다. 머그컵의 사진을 찍어 인증샷을 올리자 경험치가 10포인트, 500카본트리가 심사 후 보상으로 지급된다고 안내되었다.
<추천행동>은 주제별로 할 수 있는 행동이 묶여져 있다. 에코 드라이브에 관한 행동, 직장에서 할 수 있는 행동, 아이와 함께하는 행동으로 구분되어 있다. 각 주제별로 들어가면 할 수 있는 세부 행동들이 제시되어 있다. 에코 드라이브에 관한 행동을 누르면 '엔진오일 주기적 점검하기' ' 타이어 적정 공기압 유지하기' '분기별 1회 차량 점검정비하기' 등이 제시되는 식이다.
<행동인증>은 <행동하기>에서 인증했던 인증샷들이 모아 보여졌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인증을 함께 볼 수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나도 참여하기' 버튼이 있어서 참여를 독려하는 효과도 있었다.
챌린지 - 아직은 '친구초대 챌린지'가 유일
카본제로측은 모바일 유저들을 대상으로 매월 다양한 기후미션과 챌린지, 기업, 단체와의 연계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성사된 것은 없어보였다. 챌린지 목록에 있는 챌린지는 '친구초대 챌린지'가 유일했다. 이마저도 번거로운 방법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친구초대 챌린지를 누르면 '친구초대 가이드'가 안내되었다. 친구초대 가이드에 의하면 메뉴상단의 더보기 버튼을 누르고 친구초대코드를 터치하여 복사, 공유하라고 안내되어 있다. 친구에게 카본제로 모바일 앱을 URL 없이 안내하고, 복사한 친구초대코드를 기입하게 하라는 것이다. 터치 한번에 앱이 깔리고 자동으로 코드가 입력되는 방식을 많이 접해왔던 터라 이런 수동적인 방식이 당황스러웠다.
전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에서도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세우며 기후행동 1.5℃ 앱 출시, 탄소 포인트제, 에코 마일리지 홈페이지 구축 등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탄소 중립은 국가뿐 아니라 기업, 개인의 노력도 요구된다. 그러한 점에서 개인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기후행동 실천앱을 한 스타트업이 런칭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어보인다.
카본제로 앱은 건강한 습관 형성을 위한 '실천할 행동 추천'이나 '인증하기' 부분이 유익했다. 그러나 아직 빈약한 스토리 콘텐츠, 참여없는 챌린지는 앱의 지속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려웠다. 취지는 훌륭하지만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앱이 활성화되고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지길 응원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