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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관람객 위치에 따라 전시 설명이 자동으로 나오고, 박물관에 가지 않고도 도자기의 바닥면까지도 볼 수 있다. 도자 가마터, 작가까지 검색이 가능해 전시관 밖으로까지 관심을 확장시킨다. 경기도자박물관이 출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야기다.
한국도자재단은 14일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모바일 앱을 선보였다. 한국도자박물관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기반 조성 사업'에 선정돼 모바일 앱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기자는 한국 최초의 도자박물관 앱을 설치하여 사용해보았다. 3D뷰어가 가능해 도자기의 전면부터 뒷면까지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었고, VR(가상현실) 전시를 통해 전시관 현장의 동선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퀴즈를 풀어 스탬프를 모으는 스탬프 투어의 재미도 있었고, 소장품 검색 및 주변 가마터와 도예 작가를 소개하고 있어 다양한 도자 콘텐츠를 접할 수 있었다.
전시관을 그대로 재현 …VR 전시관
기자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VR 전시관이었다. 거리상 박물관에 방문하지 못한 기자는 VR 전시관을 통해 현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VR로 체험가능한 전시실은 상설전시실 및 기획전시실이었다. 현재 '도자기로 보는 우리역사 · 코발트 블루:조선후기 문방풍경 · 다향다색:차문화 속 청자 이야기 · 근대 도자 산업과 예술의 길에 서다'를 VR로 볼 수 있다.
상설전시실로 이동해보았다. 실제 현장과 똑같은 장소가 구현되고, 손으로 터치하는 곳으로 장소가 이동된다. 손으로 늘리고 줄이는 과정을 통해 전시관에 있는 전시품과 텍스트를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손으로 확대해도 화면이 깨지지 않아 텍스트를 무리 없이 읽을 수도 있었다.
전시관을 둘러보다 보면 빨간색, 파란색, 주황색의 VR기능 버튼이 눈에 띈다.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추가 사진자료이 보여진다. 파란색 버튼은 영상 자료로 이동, 주황색 버튼은 심화 설명자료로 이동한다. 한 항아리 앞의 파란색 버튼을 누르자 '백화청화 운룡문 항아리'라는 이름과 함께, 상세설명과 항아리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연결해둔 유튜브 페이지가 보여졌다. 그러나 일부 URL 연결이 잘 되지 않거나, 구분이 잘못된 버튼이 몇 개 있었다. 이는 조만간 상설전시 VR 업데이트 과정을 거치며 수정예정이라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3D 모델링 기술을 활용한 3D뷰어도 눈에 띄었다. 청자 음각 앵무문 발, 백자 청화 운룡문 항아리 등 박물관의 주요 유물을 전면부터 단면, 뒷면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퀴즈 풀며 교육적 효과 고양... 스탬프 투어
그 다음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전시해설의 스탬프 투어였다. 앱은 스탬프투어를 두어 특정 유물에 관련된 퀴즈를 풀면 그를 인증하는 스탬프가 채워진다. 전시해설 카테고리에서 올라온 콘텐츠들 중 퀴즈가 있는 콘텐츠가 있다. 모든 콘텐츠에 퀴즈가 있지는 않아 다양한 콘텐츠를 살피다 보면 퀴즈를 만날 수 있다. "십장생에 포함되지 않는 자연물은?" "이 접시는 잉어가 어려움을 딛고 용이 되어 승천한다는 등용문 설화를 담고 있다. 등용문은 무엇을 위한 관문일까?" 등이다. 스탬프 기능을 잘 활용한다면 교육적 동기유발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디지털 기능의 최적화... 소장품 · 작가 검색
앱을 보며 디지털기술 활용의 올바른 예의 하나로 생각했던 부분이 검색기능이었다. 앱은 '소장품 검색' 카테고리를 두어 필요한 정보를 검색어를 통해 바로 찾을 수 있는 기능을 두었다. 소장품명, 작가명, 소장품정보를 통해 원하는 유물을 검색할 수 있다. <소장품정보>에 '조선백자'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니 백가 각형 항아리, 분청 완 등 조선백자 키워드에 해당하는 유물들이 검색되었다. 기존 전시관이 전시물의 위치에 따라 전시기획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관람해야 하는 수동형 관람이었다면, 검색기능을 통해 원하는 유물을 바로 탐색할 수 있어 능동적인 관람이 가능해졌다.
경기도자박물관의 박수연 큐레이터는 25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앱의 기능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을 비콘 기술을 활용한 전시 자동 해설 서비스로 꼽았다. 앱에 접속해 '전시 해설' 기능 표시를 누르면 근거리 통신 기술 비콘(위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신호를 주기적으로 전송하는 기기)를 활용한 전시 자동 해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앱을 작동시키면 블루투스를 요하는 팝업창이 나타난다. 앱은 한국어 혹은 영어로 언어를 선택할 수 있고, 전시 해설모드는 어른·어린이·수화 모드 중 선택할 수 있다. 단, 수화모드는 현재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11월 중 업그레이드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앱의 추천하고자 하는 콘텐츠로, 다른 앱들과 달리 도예작가나 도자가마터 등을 소개하는 점을 꼽았다. 전시관 안의 유물에 머물러 있던 시선을 전시관 밖까지 확장한 것이다.
현재 경기도자박물관에서는 앱을 사용한 후 후기를 적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박수연 큐레이터에게 현재까지 들어온 사용자들의 후기를 요청하자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 체험할 수 있는 스탬프 투어 기능을 기대하는 의견이 가장 많다"며 "교육적 목적에서 모바일 앱 활용을 기대하는 모습이 많은 듯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