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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습니다] 가맹점 찾아 삼만리… 온누리상품권 앱 사용기

중소벤처기업부,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출시
10% 선할인·소득공제 40% 등 혜택 불구 가맹점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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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IT 서비스·디바이스를 다 체험해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 기자가 독자 대신 직접 사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8월 29일 내놓은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 상품권'은 할인률은 좋았지만 가맹처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자는 앱 형식의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 대전 둔산동 골목형 상권을 찾았다. 수천개의 상점 중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 상품권(온누리상품권  앱)이 사용가능한 가맹처는 42개에 불과했다.

 

앱 설치해야 사용 가능실물 카드 결제 방식으로 사용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 상품권'을 신규 출시하며 10% 할인, 소득공제 40%, 카드 사용실적으로 합산해주는 혜택을 내놓았다.

 

온누리 상품권은 전통시장이나 골목형 상점가 등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으로, 그동안 지류·전자·모바일 형태로 사용되어 왔다.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 상품권은 '온누리 상품권 앱'을 설치하고, 신용카드·계좌를 등록한 후, 연결한 신용카드를 실물카드결제 방식으로 사용하는 형식이다. 

 

 

즉시 10% 할인효과…카드실적으로 반영

 

온라인상품권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및 계좌를 모두 등록해야 한다. 8900원의 아이스크림을 결제해 보기로 했다. 기자는 계좌를 등록하고 계좌에서 충전까지 완료했으나 카드를 등록하는 절차를 생략했더니 결제할 방법이 없었다.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충전을 누르자 충전액만큼 은행계좌에서 빠져나가고,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결제내역을 보니 8900원이 찍혀있었다. 하지만 돈이 빠져나간 은행계좌를 확인해보니 10% 할인된 가격인 8010원만 출금되어 있었다. 즉 충전시 10% 선할인이 적용되어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카드는 지급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것이다.

 

카드사에서 돈을 인출하는 역할이 아님에도 카드실적으로도 반영되는 점은 소비자에게 혜택인 셈이었다. 즉 포인트 적립, 할인 등 해당 카드 고유의 각종 혜택도 빠짐 없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전통시장 소득공제도 최대 40%까지 반영된다.

 

가맹점 찾아 삼만리가게는 많은데 사용처는 일부?

 

온라인상품권 앱을 통해 가맹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앱 중하단 '가맹점 찾기'를 누르면 거주지 인근 온누리상품권 앱을 사용가능한 가맹점이 리스트로 보여진다. '지도로 보기'를 통해 위치를 파악할 수도 있다.


기자는 27일 온누리상품권 앱 사용을 위해 대전 둔산동 문정네거리와 공작네거리 사이의 골목형 상점가를 찾았다. 

 

주변 아파트 숲 사이에 빌라들로 이루어진 골목 상점들이었다. 수백여개의 상점들이 즐비해 있지만, 가맹점은 그 수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로 포진되어 있다. 총 41개의 상점이 가맹점이었다.

 

온누리상품권 앱을 가맹한 배스킨라빈스 충남고점 사장에게 가맹경로를 묻자 "상인회에서 적극 권유하여 가입했다"며 "골목상권 중에 상인회에 가입한 상점은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인원 중 온라인상품권 앱 결제에 동의한 인원은 다시 일부다"라고 밝혔다. 

 

돌아본 세군데의 가맹점 중 홍삼판매점 한 곳만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임을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해 놓았다. 그나마도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할인안내 스티커였다. 모바일 온누리상품권도 온누리상품권의 한 종류이지만 온누리상품권앱이 실물카드를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은 QR 방식으로 결제한다는 점이 다르다. 분식점은 온누리상품권과 연계된 어떤 스티커도 없었고, 아이스크림 체인점의 경우 본사의 지침에 따라 어떠한 스티커를 붙일 수 없다고 밝혔다. 기자처럼 온누리상품권 앱을 보고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이상 온누리상품권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이라는 것은 아무도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온누리상품권의 혜택을 알고 적극 홍보하는 상가도 있었다.

 

정관장홍삼 삼천점 사장은 "지역화폐의 할인율은 5%밖에 되지 않는데 온누리상품권은 10%까지 할인이 된다. 지역화폐 혜택은 점점 축소되는데, 온누리상품권의 혜택은 나라에서 점점 늘린다고 들었다. 앞의 지역화폐 혜택 현수막을 온누리상품권 혜택의 현수막으로 바꿀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온누리상품권의 혜택에 대한 관심이지 온누리상품권 앱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했다.

 

"쓸 곳 찾는 거 쉽지 않아" 갈 길 먼 '전통시장 디지털화'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육성과 윤상준 사무관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통시장을 디지털화하여 전통시장의 주 고객층인 장노년층 뿐 아니라 20·30대도 찾게 하는 것이 앱의 사용 취지"라고 밝혔다. 부족한 가맹점의 경우 상인회 등을 통한 정보를 얻지 않고도 포털을 보고 쉽게 알아보고 가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본 상인들의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기자가 앱 사용에 미숙한 점을 보일 때 함께 방법을 찾아보던 배스킨라빈스 충남고점 사장은 "상인회에서 권하니 매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가맹을 하긴 했다. 하지만 멤버십이니 제로페이니 포인트카드니 너무 복잡하다. 누구를 위한 상품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블로그의 온누리상품권 앱 포스팅의 댓글에는 "만들고 보니 쓸 곳 찾는 거 쉽지가 않다" "재래시장은 안 되는 곳이 훨씬 많다" "쓸데가 없는데 뭐하러 상품권을 파는지" "지금은 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안 바꾸려한다"는 댓글이 많이 보였다.

 

 

아무리 좋은 앱이라도 쓸 곳이 없고 쓸 사람이 없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좋은 혜택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통시장을 디지털화하기엔 홍보와 관심이 부족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