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우리 사회는 디지털로의 대전환 시대를 맞아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산업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도 본격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은 일상을 이롭게 하는 건전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디지털굿라이프]를 기획했습니다.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디지털 치료제(DTx) 상용화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국내 5개사가 최종 임상 단계를 밟고 있어 이르면 올해 1호 제폼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불면증·불안장애 개선, 호흡재활, 시야장애 등을 치료하는 13개 제품이 식약처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에서 뉴냅스, 라이프시맨틱스, 에임메드, 웰트, 하이 5곳이 최종 임상인 확증 임상에 있다.
DTx는 체내에 약물 등을 직접 주입하는 기존의 치료 방식에서 나아가 앱, 게임,VR(가상현실) 등 SW(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한다. 식약처는 DTx를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로 정의한 상태다. DTx를 의약품이 아닌 의료기기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DTx 역시 기존 의약품처럼 임상시험과 당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확증 임상 중인 뉴냅스는 뇌졸중 등 뇌 손상으로 인한 시야장애를 개선하는 VR 기반의 '뉴냅비전'을 개발하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유산소 운동을 통해 폐암·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환자의 호흡기 재활을 돕는 '레드필숨튼'을 제작중이다. 웰트와 에임메드는 불면증 치료제를 만들고 있는데 '필로우Rx', '솜즈'라는 이름의 각 제품은 생활습관, 수면환경, 심리적 강박증을 개선해 불면증을 치료한다. 하이는 범불안장애 극복을 돕는 '엥자이렉스'를 고안해 개발 중이다.
정부, DTx 육성 '시동 '
정부도 DTx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달 11일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서 ‘디지털 헬스기기 신속분류제도’ 도입 계획을 내놨다. 기존 분류체계에 속하지 않은 신기술 의료기기를 품목 고시 전에 신속히 제품화하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 발표할 디지털·바이오 융합 연구개발 전략에 DTx도 포함시켜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임상을 거쳐 식약처 인허가라는 문턱을 넘더라도 보험 급여화와 상용화 과정 등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지난 2020년 35억 달러(약 4조6000억 원)에서 오는 2030년 236억 달러(약 32조 원)로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청한 IT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최근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좋은 의료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료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만큼 관련 규제 개선도 뒤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