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우리 사회는 디지털로의 대전환 시대를 맞아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산업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도 본격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은 일상을 이롭게 하는 건전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디지털굿라이프]를 기획했습니다.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단체 채팅방 등에서 피해 학생을 비방하는 ‘카따’, 집단으로 욕설을 퍼붓거나 무시하는 ‘떼카’, 채팅방에 계속 초대해 감옥에 갇힌 느낌을 주는 ‘카톡감옥’, 이 단어들은 모두 사이버폭력과 이를 뜻하는 신조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청소년들의 온라인 활동도 급격히 증가했다. 온라인 수업 확대 등으로 외부 활동이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이에 자녀들이 사이버폭력에 노출되지 않을까 부모들의 근심도 점차 늘어난다. 온라인에서의 폭력 양상이 더 다양해지고 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29.2%, 성인 15.7%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했다. 청소년이 성인에 비해 2배나 높았다.
‘디지털 혐오’ 표현 경험도 청소년은 20.8%, 성인은 12.0%로 청소년이 성인보다 2배 가까이 많아다. 디지털 혐오는 성별·장애·종교 등의 차이를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나타내는 것을 뜻한다. 성인은 정치, 종교, 성소수자에 대한 디지털 혐오 표현 경험에 집중된 반면 청소년은 신체·외모, 종교, 국적·인종 등 다양한 혐오를 표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청소년, 우울·불안 및 스트레스 또는 가해자에 대한 복수심 느껴
사이버폭력은 청소년에게 정신적 고통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청소년의 31.7%가 우울·불안 및 스트레스, 38.8%는 가해자에 대한 복수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청소년 사이버폭력이 일어나는 주요경로는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가 50%를 넘어서며 앞도적이었다. 인스턴트 메시지란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메시지 서비스를 의미한다.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A씨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자 아이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부쩍 시간이 늘었다”며 “어떤 것을 보고 듣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가 없으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둘째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하다 욕설을 하는 것을 들어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김영신 박사(사회교육학)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자기검열이나 사회적 제재가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는 취약한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부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며 훈육보다는 자녀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도가 절실해진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방통위는 "세대별 맞춤형 디지털윤리 교육을 확대하고 유명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인식 제고 활동을 추진하는 등 사이버폭력 예방 콘텐츠를 다양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