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애플리케이션(앱) 서버‧통신 먹통이 발생해 ‘커넥티드 카’ 이용에 큰 불편이 발생하는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에 커넥티드 카가 대세가 되는 미래를 위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커넥티드카는 스마트폰처럼 이동통신망에 연결된 자동차로, 운전자에게 여러가지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앱으로 차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으며, 음악, 영상,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커넥티드카는 올해 9월 기준 471만5428대 규모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앱이나 통신이 먹통이 되어 자동차의 연결이 끊어진다면 차량 이용에 큰 불편을 겪게 된다.
20일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미국 현지시간) 글로벌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앱이 전 세계적으로 먹통이 되면서 한국을 포함 미국, 캐나다, 독일, 덴마크 등의 운전자들이 차량의 시동을 걸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테슬라 앱은 원격으로 차량과 연결, 자동차 잠금을 해제하고 시동을 걸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실내온도 조절, 차량 기능 업그레이드 등의 기능도 앱을 통해 이용가능하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문제를 호소하는 한 이용자에게 멘션을 통해 네트워크 트래픽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발생한 문제같다면서 “사과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25일 KT의 통신망이 일시적으로 이용 불가능해졌을 때도 테슬라 이용자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국내 테슬라 차량은 KT의 롱텀에볼루션(LTE) 무선통신망에 연결되어 있는데, 통신망이 불통 상황이라 앱으로 차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걸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자율주행차 해킹 위험’도 다가온다...블록체인 등 기술 개발 필요
궁극적인 커넥티드카의 형태는 ‘자율주행차’인 만큼, 해킹을 통해 운전자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지는 것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애플의 경우 2025년까지 핸들이나 가속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 ‘애플카’를 개발할 방침인데, 만약 애플카 이용 중 긴급상황이 발생한다면 운전자의 개입은 전혀 불가능해진다.
커넥티드카의 내부 시스템을 해킹, 자동차의 브레이크 등 부품에 접근해 조작하면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운전자의 스마트폰을 해킹해 차량 제어권을 탈취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통신 이상으로 인해 차량 운행에 지장을 받거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차량이 해킹되어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는 요소는 충분히 존재한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보안과 관련, 이 교수는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해킹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 자동차 경쟁의 핵심은 막강한 빅데이터와 IT기술을 기반으로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가에 달려있다. 커넥티드카가 이같은 서비스를 선보이려면 서버와의 연계를 통해 각종 정보를 주고받고, 운전자가 요구하는 최적의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항상 통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늘 문이 열려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해킹의 위험성으로부터 100% 자유로운 자동차를 만들 수는 없다는게 기정사실이다. 결국 제작사들이 블록체인이나 양자암호를 이용, 암호화된 기술을 업데이트함으로써 해킹으로부터의 위협을 덜 받는 자동차를 개발하는데 노력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