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네이버가 ‘실시간급상승검색어(이하 실검)’ 기능을 오는 25일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데이터랩’을 강화, 검색어 관련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실검 서비스는 지난 2005년 5월부터 시작됐다. 실시간 이슈와 검색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실검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검색어 노출 순위를 10위에서 20위까지 늘렸고, 2018년에는 연령대별‧시간대별 검색어 순위를 보여줬다. 2019년에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이용자가 관심있는 분야별로 검색어 순위를 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최근 실시간 검색어에 광고 관련 검색어가 자주 노출되면서 마케팅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고, 정치적인 이슈에 양 진영의 ‘실검’ 운동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포털 서비스가 개인화되는 가운데 실시간 검색어의 영향력이나 필요성이 적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네이버는 실검 출시 16년 만에 서비스 폐지 결정을 내렸다.

'데이터랩'이 실검 취지 이어받는다...이용자가 직접 검색

지식백과 노출하는 '인기표제어' 서비스도 등장

앞으로는 검색어 관련 데이터를 ‘데이터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일 공식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통해 “‘사용자로부터 받은 검색어 데이터는 다시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치있는 정보로 돌려드리겠다’는 실검의 취지를 ‘데이터랩’을 통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데이터랩에서는 ▲검색어트렌드 ▲쇼핑인사이트 ▲지역통계 ▲댓글통계 등 뉴스와 검색 서비스에서 취합한 데이터에 기반해 부가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용자가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직접 검색하고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분야‧성별‧지역‧연령‧기간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 측은 “인터넷 서비스의 가장 활발한 사용자층,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사용자들은 일방적으로 주어진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다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에 맞춰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데이터랩를 고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랩을 통해 콘텐츠 창작이나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사용자들이 정확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실시간 검색어를 먼저 폐지한 카카오도 ‘카카오데이터트렌드’를 오픈한 바 있다. 포털 ‘다음’의 검색어 정보를 성별·지역·연령·기간 등 기준으로 나눠서 제공한다. 5개의 검색어를 동시에 입력해 데이터를 비교해볼 수도 있다.

18일에는 네이버에 지식백과 기반의 ‘인기표제어’ 서비스가 검색창에 나타났다. 이는 네이버 이용자가 지식백과 서비스에서 많이 조회한 표제어를 1위에서 10위까지 보여주는 서비스로, 일간 단위로 집계된다.

지식백과에 탑재된 단어만 노출되기 때문에 순한 버전의 ‘일간 검색어’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 PC버전 검색창 하단과 카카오 샵(#) 서비스 검색창 하단에 인기검색어와 추천검색어를 각각 노출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직접 배열한다.

실시간 검색어를 여전히 노출하고 있는 다른 검색 포털의 이용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네이트’와 ‘줌(ZUM)’은 아직 실시간 검색어를 제공하고 있다.

이신희 IT 컨설턴트는 19일 본지에 “실시간 검색어는 이용자들이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실시간 이슈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다만 최근 여론 조작, 광고 논란 등이 일어나면서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된 것”이라면서 “실검 서비스 폐지를 아쉬워하는 이용자들도 있겠지만 적응의 과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특히 개인화가 중요한 젊은 세대들은 실검 폐지 이후에도 별 문제 없이 포털을 이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