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LIFE platform

[이슈분석] 클럽하우스 열풍…차세대 SNS의 등장? 반짝 인기?

특유의 폐쇄성으로 FOMO 자극...대세 SNS로 부상
고급정보-셀럽 만날 수 있는 기회 호평...'그들만의 리그' 비판도

URL복사

 

[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클럽하우스가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가 왔다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 반짝 인기에 그칠 지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3월에 출시된 SNS로, 이용자가 본인의 관심사에 맞는 대화방을 개설하거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직 음성으로만 대화가 이뤄지며, 대화방이 사라지면 기록이 남지 않는다.

 

해외에서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클럽하우스에 등장하면서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김봉진 배달의 민족 CEO, 이승건 토스 대표 등 IT업계 큰손들과 연예인들이 클럽하우스에 뛰어들면서 화제가 됐다.

 

셀럽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주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들에게 직접 정보를 들을 수 있고, 운이 좋다면 한 회사의 대표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할 수도 있다. 연예인이 등장한 방에 참여했다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말을 걸어오는 경험도 가능하다.

 

셀럽 입장에서도 클럽하우스는 매력있는 플랫폼이다. 특히 정치인들 중에서는 클럽하우스를 통해 일반 시민과 소통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3일 정치인 중 가장 먼저 클럽하우스에 입성했다.

 

금태섭 전 국회의원도 9일 클럽하우스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방을 개설해 소통했고, 조정훈 시대전환 예비후보도 10일 ‘지지율 0.5% 서울시장 후보에게 조언해주실 분?’이라는 제목의 반말방을 개설해 500여명의 시민들과 격의없이 소통했다.

 

이밖에 소개팅방, 끝말잇기방, 성대모사방, 라디오방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방이 개설되고 운영 중이다.

 

 

클럽하우스의 '폐쇄성'

 

기존 SNS가 개방적인 구조를 유지했다면, 클럽하우스는 반대로 폐쇄성을 내세우면서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iOS 버전만 출시됐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아예 시작조차 할 수 없다. 클럽하우스 인기에 중고 아이폰 인기가 덩달아 높아진 이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 사용자들에게서 ‘초대장’을 받아야만 클럽하우스를 시작할 수 있다. 이용자는 지인 2명에게만 초대장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친구에게 부탁해도 초대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초대장이 유료로 거래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1만~2만 원대에서 주로 가격이 형성된다.

 

클럽하우스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를 경험한 이들은 기꺼이 이 돈을 지불한다. 포모란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된 것 같은 소외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클럽하우스, 오래갈 수 있을까?

 

클럽하우스의 인기에 텍스트 중심의 트위터‧페이스북, 사진 중심의 인스타그램에 이어 음성 기반 SNS 서비스가 새롭게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음성 기반 기능을 준비하는 중이다. 트위터는 지난해 12월부터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스페이스’라는 음성 채팅 기능을 베타 테스트 중이다. 페이스북은 ‘파이어사이드’라는 이름의 오디오 채팅을 개발 중이라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한 바 있다.

 

클럽하우스를 이용 중인 대학생 김주성(26)씨는 “줌(Zoom) 같은 화상채팅의 경우에는 카메라가 켜져 있으니 외모 상태나 옷차림에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클럽하우스는 음성채팅이라 별다른 준비 없이도 참여할 수 있어서 부담이 없다. 잠들기 직전에 침대에 누워서도 할 수 있다”고 장점을 말했다.

 

대학생 박혜미(24)씨는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다보면 유명한 사람들이 직접 자기 얘기를 하기 때문에 ‘고급 정보’를 듣는 기분”이라면서 “토크콘서트나 강연을 들으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클럽하우스에서는 무료”라고 말했다.

 

회사원 문도경(32)씨는 “초대장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니 광고나 어뷰징이 없어서 편하다”면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셀럽들이 들어오면서 유행하고 자리를 잡았던 것 같다. 클럽하우스도 셀럽들이 사용 중이고 이 정도로 유행하고 있으니 다음 세대의 SNS로 자리잡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반짝인기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클럽하우스를 시도해 봤다고 밝힌 대학생 이유민(22)씨는 “유명인이 등장한다고는 하지만 대화가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날아가기 때문에 타이밍을 못 맞추면 소용이 없다. 그렇게 고급정보가 돌아다니는 것인지도 잘 체감이 안 된다”면서 “유행하다 말겠지 싶다”고 말했다.

 

역시 대학생인 정태연(21)씨는 “실명제라서 말하기 부담스러운 게 있다. 개인 성향에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반대로 말을 하고 싶은데 발언권을 못 얻어서 답답했다는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원 백모씨(34)씨는 “폐쇄성 때문인지 ‘그들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적 허영심을 과시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토론 과정에서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 지인들에게만 발언권을 주는 사람 등 다양하다”면서 “애초에 안드로이드 유저들은 이용을 하지도 못하는데, 오래 갈 수 있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