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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쫓아다니는 광고, 아이폰에선 ‘OUT’…페북 ‘난감’

애플, 이용자 허가 없이 데이터 수집하는 앱에 제재
페이스북 CEO “맞춤형 광고에 의존하는 전세계 수백만 중소기업들에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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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애플이 이용자의 허가 없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제재를 가하면서 ‘맞춤형 광고’로 수익을 내는 페이스북이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애플은 지난 26일 iOS 14.5를 업데이트하면서 ‘앱 추적 투명성(ATT·App Tracking Transparency)’ 기능을 포함했다. 이는 광고목적으로 이용자의 데이터를 추적할 때 반드시 동의를 얻도록 하는 기능이다. 

 

iOS를 업데이트 한 후 페이스북 등 이용자의 정보를 추적하는 앱을 열면, ‘앱이 사용자의 활용을 추적하도록 허용하겠느냐’고 묻는 팝업 창이 뜬다. 이용자는 이때 ‘앱에 추적 금지 요청’과 ‘허용’ 두 가지 선택지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추적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앱은 IDFA(광고주용 식별자)에 접근할 수 없게된다. IDFA는 애플이 기기마다 부여한 고유식별자로, 광고주들은 이를 활용해 아이폰 이용자의 검색 활동과 앱 이용 기록, 앱을 이용해 물건을 거래한 내역, 앱 다운로드 내역, 최근 위치 등을 추적해 개인의 성별·연령대·취향·관심사에 부합하는 맞춤형 광고를 표시해왔다.

 

따라서 앱 추적 금지가 적용되면, 업체들은 맞춤형 광고를 표시할 수 없다. 예컨대 이용자가 검색창에 ‘운동화’를 검색한 이후 페이스북에 접속했을 때 신발 브랜드나 편집숍 광고가 뜨는 일, ‘제주’를 검색한 뒤 쇼핑 앱에 접속했을 때 항공권 광고가 표시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업계는 해당 팝업창을 통해 대다수의 개인이 추적을 거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IT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에 따르면, ‘모든 앱에 대해 추적을 거부할 것’이라는 응답이 78.35%였다. ‘좋아하는/믿을만한 앱들은 허가하고 나머지는 막을 것’이라는 응답은 18.72%였다. ‘모든 앱에 대해 추적을 허가할 것’이라는 답은 1.22%에 불과했으며, 기타 응답은 1.71%였다. 

 

 

애플의 정책에 맞춤형 광고로 수익을 얻고 있는 앱 업체들과 광고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이 있다.

 

페이스북이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261억7000만 달러(약 29조15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 이 가운데 광고 매출은 254억4000만 달러(약 28조3401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다음 2분기부터는 광고 매출에 영향이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데이비드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플의 새 정책에 따른 실적 충격은 2분기부터 가시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1월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의 정책은 맞춤형 광고에 의존하는 전세계 수백만 중소기업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맞춤형 광고가 사라질 시 중소기업이 지불하는 광고비 1달러당 평균 60% 이상의 매출 하락이 발생할 전망이다. 

 

더불어 맞춤형 광고가 불가능해진다고 해서 광고가 표시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광고만 늘어난다는 불만도 있다. 

 

 

반면 애플의 입장은 강경하다. 애플은 지난달 7일 개인정보보호 백서 ‘당신의 데이터는 어떤 하루를 보내는가’를 통해 이용자 개인정보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이용자가 사용하는 앱 1개당 평균 6개의 개인정보 추적기가 설치돼 있다. 데이터브로커들은 전세계 7억 명의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 이를 활용해 최대 5000가지의 성향이 담긴 소비자 프로필을 확보한다. 

 

앱을 불러오는데 걸리는 0.001초 동안 광고주들은 실시간 경매를 벌이며, 앱·소셜 미디어 기업·데이터 브로커·애드테크 기업은 추적·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연간 2270억 달러(253조8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 중이다. 

 

애플은 ATT를 통해 사용자가 본인이 사용할 앱 및 해당 앱에 부여할 개인정보 접근 승인 내용에 대해 충분한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애플은 추적을 허용하지 않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하다 적발될 경우 개발자에게 앱 운영 관행을 개선하도록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앱스토어’에서 해당 앱을 퇴출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사용자를 추적하지 않고도 특정 집단을 겨냥한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는 도구도 소개했다. 

 

‘SKAdNetwork’는 앱 관련 광고 노출 이후 해당 앱이 다운로드된 숫자를 광고주에게 알려주는데, 이 정보에 포함된 사용자 또는 기기 관련데이터는 공유가 불가능하게 설계되어 광고주가 사용자를 추적할 수 없다.

 

‘Private Click Measurement’는 광고주가 iOS 및 iPadOS 14.5용 앱에서 웹사이트 접속 유도 광고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게 한다. 측정 과정은 기기 내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수집되는 데이터의 양은 최소한으로 유지되며, 어떤 사용자가 해당 광고를 클릭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광고주에게 제공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