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KT가 정부 주도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 공식 참여를 선언하며, 범용성과 산업 특화형 인공지능(AI) 모델을 동시에 아우르는 ‘한국형 초거대 AI’ 개발에 본격 나선다. 민·관·학·연을 아우르는 대규모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AI 주권 확보와 생태계 확산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KT는 23일, 자체 개발한 초거대 언어모델 ‘믿:음’을 바탕으로 산업별 특화 모델과 공공 서비스를 아우르는 ‘모두를 위한 한국형 AI’ 구축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국가 전략사업으로, 국내 AI 기술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KT는 이를 위해 AI 전문기업과 공공기관, 학계 전문가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참여 기관에는 솔트룩스, 크라우드웍스, 매스프레소, 투모로 로보틱스를 비롯해 경찰청, 고려대 의료원, 서울대·고려대 연구진 등이 포함됐다. 더불어 해양경찰청, 헌법재판소, 국내 주요 로펌과 리벨리온·모빌린트·하이퍼엑셀 등 AI 반도체 기업도 협업에 참여한다.

KT는 2100억(210B) 파라미터 규모의 초거대 언어모델을 자체 기술로 구축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2023년에는 대기업 최초로 해당 모델 ‘믿:음’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최근에는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믿:음 2.0’을 출시해 민간 활용도를 높이며 AI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컨소시엄 파트너사들도 저마다 강점을 지닌 기업들로 구성됐다. 솔트룩스는 ‘엑소브레인’과 ‘루시아’ 개발을 통해 언어모델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크라우드웍스는 대규모 학습용 데이터 구축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매스프레소는 AI 기반 학습 플랫폼 ‘콴다’와 수학 전문 LLM ‘MathGPT’를 운영 중이며, 투모로 로보틱스는 로봇 특화 AI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참여도 주목된다. 경찰청은 사건 기록, 현장 영상 등 치안 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죄 예방과 예측형 대응 모델 구축을 추진한다. 고려대 의료원은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과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 AI 고도화에 나선다.

KT는 지난 7월 16일에는 교육, 언론, 언어, 인문 분야의 주요 기관들과 ‘K-데이터 얼라이언스’를 결성해 고품질 한국어 데이터셋 확보와 윤리적 AI 학습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이 데이터는 한국어 언어모델의 정교화와 한국 문화에 기반한 AI의 신뢰성 강화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미 KT의 ‘믿:음’ 모델은 경기도청, 대법원,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과 신한은행, 농협 등 금융기관의 실증사업에 도입돼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AI 스피커 ‘기가지니’와 AI 컨택센터 등 자사 서비스에서도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해 모델 정교화에 활용 중이다.

KT는 “KT AI 원팀은 산업별 전문가, 공공 데이터, 자체 기술력을 결합해 국내 AI 기술 자립과 상용화를 동시에 이끄는 국가대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AI 기술 대중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