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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과학

[박재형 칼럼] 이재용 회장, 사법리스크 넘어 삼성의 '글로벌 경제 리더십' 복원으로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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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랜 사법 리스크에서 한 발 벗어나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2조 4천억 원 규모의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 인수를 전격 발표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조단위 ‘빅딜’로, 정체돼 있던 삼성의 대형 M&A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삼성은 글로벌 경제 환경 악화, 반도체 시장의 침체, 그리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준비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삼성 위기론’에 휩싸였다. 이재용 회장의 불확실한 법적 지위 또한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실제로 하만 인수 이후 줄곧 M&A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전략적 행보가 지연됐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하지만 2022년 회장 취임에 이어, 지난 2월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관련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사실상 일단락됐다. 이제 그에게는 명실상부한 그룹 수장의 위치에서, 위축된 리더십을 회복하고, 삼성의 글로벌 경제 리더십을 복원해야 할 책무가 주어졌다.

 

그 시작이 바로 플랙트 인수다. 친환경·에너지 고효율이 강조되는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냉난방공조 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외형 확장 이상의 전략적 승부수이며, 삼성의 ‘탈반도체’ 시도를 구체화하는 이정표로도 평가된다.

 

또한 삼성은 최근 AI, 로봇, 메드텍 등 신사업 분야에서 활발한 인수와 투자에 나서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옥스퍼드 시멘틱, 소니오 등 기술 중심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 행보는, 미래 산업을 선도하려는 삼성의 의지를 보여준다.

 

지금 삼성에는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하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다리는 삼성’에서 ‘움직이는 삼성’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재용 회장의 결단과 비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 회장은 수년 전 “삼성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제는 그 약속을 현실로 증명할 때다.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글로벌 산업질서를 이끌 리더로서 삼성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과제가 그 앞에 놓여 있다. 이번 플랙트 인수는 그 출발선이다. 이제 이재용 회장이 ‘진짜 회장’으로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삼성의 다음 10년을 설계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