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콘텐츠 제휴를 맺는다. 합병을 통해 넷플릭스에 대적할 거대 토종 OTT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웨이브는 양사의 콘텐츠 제휴를 암시하는 약관 개정을 단행했다. 지난달 25일부터 개정된 '개인정보 처리방침' 약관에는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티빙'이 추가됐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정보 제공 목적에 △티빙·웨이브 제휴 상품 서비스 가입 및 제공 △이용 분석 및 통계 처리를 통한 서비스 개선 △개인화 서비스(콘텐츠) 제공 △이용자 응대 및 환불 처리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현재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제휴 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상품은 하나의 요금제로 양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휴 요금제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열쇠 쥔 KT 결단 관건
지난해 11월 티빙 대주주 CJ ENM(지분 48.9%)과 웨이브 대주주 SK스퀘어(지분 40.5%)가 각각 웨이브에 1000억원, 1500억원을 투자하면서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가속도가 붙는 것으로 보였다. 양사는 당시 이 투자에 대해 “티빙과 웨이브의 사업 결합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기가 된 웨이브의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해결하기 위해 두 회사가 힘을 모은 것이다.
하지만 티빙 지분 13.5%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결정을 망설이면서 합병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합병법인이 탄생하면 기존 유료방송 1위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찬성 여부를 망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CJ ENM과 SK스퀘어는 2023년 말 자사 OTT 서비스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실사 및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한 후 지난해 초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합병 비율 등 세부사항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의가 지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