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청소년 보호 차원에서 도입된 인스타그램의 '10대 계정' 국내 적용이 시작된다.
인스타그램은 10대 계정의 글로벌 도입이 이번주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10대 계정은 미국 서부시간 기준으로 21일, 한국시간으로는 22일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이 시작될 예정이다.
인스타 10대 계정은 청소년의 과도한 사용과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 등을 제한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됐다.
미국과 호주를 비롯한 영미권에서 지난해 9월 처음 시작해 연말 도입이 완료됐고, EU 지역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순차 도입 중이다.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글로벌 권역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적용을 시작해 상반기 중으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국의 경우 현재 만 14세 이상 청소년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할 수 있다.
10대 계정이 적용되면 국내 만 14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 전환된다. 새로 생성되는 10대 계정 역시 비공개가 기본 설정이다.
가장 엄격한 메시지 설정이 적용돼 청소년이 팔로우하는 사람과 이미 연결된 사람들에게서만 메시지를 받을 수 있으며, 폭력적인 콘텐츠 등 민감한 내용의 콘텐츠 시청 역시 제한된다.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이 60분을 넘으면 앱을 닫으라는 알림이 표시되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사용 제한 모드가 설정돼 알림이 해제되고 다이렉트 메시지(DM)에는 자동 답장이 발송된다.
특히 부모의 관리 감독 기능이 강화돼 자녀들의 대화 상대를 부모가 볼 수 있고, 앱 이용 시간 역시 제한할 수 있다.
만 14세부터 16세까지는 부모의 허락이 있어야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이 가능하며, 만 17세 이상의 경우 본인이 원하면 공개로 바꿀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안전한 인터넷 사용의 날인 내달 11일 별도의 간담회를 열고 국내 10대 계정 도입과 관련한 상세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열린 '유스 세이프티 라운드테이블'에서 프리앙카 발라 메타 아시아태평양 안전 정책 총괄은 "수년간 청소년·부모·전문가와 대화한 결과, 10대 청소년도 연령별로 구분해 고려해야 한다는 것, 부모들이 자녀가 온라인에서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 얼마나 사용하는지 등을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제품 출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에 대한 무분별한 노출을 놓고는 이미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광범위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호주 의회는 지난해 11월 부모 동의와 상관없이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최초로 통과시켰으며, 노르웨이는 SNS를 이용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기존 13세에서 15세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성민 진보당 당원은 인스타그램 10대 계정에 대해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본다”며 “딥페이크 사건도 그렇고 청소년 우울증 증가도 그렇고, 청소년 SNS에는 제한이 필요하다. 특히 또래와의 비교가 심한 10대들에게는 더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Z세대의 66.9%는 1순위 SNS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
일부 10대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의 강도 높은 안전 조치에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선 10대 계정에 대한 청소년들의 부정적 반응이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치로 10대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단기적으로 분명 손해가 되겠지만 부모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