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LG가 인공지능(AI) 기반 암 치료 전략 수립 기술을 공개하며 정밀의료 분야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러 AI가 협업해 분석부터 치료 설계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구조를 통해 기존 의료 AI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LG는 LG AI연구원과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가 공동 개발 중인 ‘암 에이전틱 AI’ 연구 성과를 미국암연구학회 2026에서 공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학회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연구 행사로, 글로벌 제약사와 의료기관이 대거 참여한다.
■ 조직 분석부터 치료 설계까지 ‘하루’…AI 협업 구조 핵심
이번에 공개된 암 에이전틱 AI는 환자의 조직 분석부터 치료 전략 도출까지 전 과정을 하루 만에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여러 검사와 분석 과정을 거치며 수일에서 수주가 걸리던 과정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구조다.
핵심은 다수의 AI가 역할을 나눠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이다. 각 AI는 ▲암 조직 이미지 분석 ▲유전자 위치 및 활성 정보 파악 ▲예측 결과 검증 ▲약물 반응 평가 ▲치료 전략 설계 ▲의사결정 지원 등 단계를 맡아 순차적으로 수행한다.
이를 통해 단일 모델이 모든 판단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분석과 검증이 반복되는 구조로 신뢰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 ‘엑사원’ 기반 병리 AI…1분 내 유전자 활성 예측
LG AI연구원은 자체 AI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병리 특화 AI ‘엑사원 패스(EXAONE Path)’를 고도화했다. 해당 기술은 조직 내 암 유전자 활성을 1분 이내에 예측할 수 있으며, 정확도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검사 과정을 줄이고, 특정 표적 치료제가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AI가 분석, 의료진이 결정”…협업형 의료 모델 제시
이번 기술은 AI가 모든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의료진과 협업하는 구조를 전제로 설계됐다. 시스템 내에는 AI 에이전트 간 결과를 교차 검증하고, 최종 판단은 의료진이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포함됐다.
황태현 밴더빌트대 교수는 “기존 의료 AI는 단일 질문에 답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에이전틱 AI는 분석부터 검증, 치료 설계까지 이어지는 통합 구조”라며 “AI와 의료진이 협력하는 모델이 임상 현장에서 더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위암 시작으로 폐암·대장암 확대…글로벌 협력 추진
LG는 이번 기술을 위암을 시작으로 대장암, 폐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 및 대학병원과 협업을 추진해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AACR 현장에서는 엑사원 기반 암 연구 방법론과 AI 에이전트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공동 연구 및 사업 협력 논의도 진행 중이다.
■ AI·바이오 결합 가속…“오픈 이노베이션 강화”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강조해온 AI와 바이오 융합 전략에 따라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역시 글로벌 의료기관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추진됐다.
업계에서는 “AI가 신약 개발과 진단을 넘어 치료 전략 수립까지 확장되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에이전틱 AI는 의료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암 치료가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LG의 이번 연구 성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