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삼성증권이 해외주식 투자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유도하는 ‘RIA 계좌’가 출시 직후 빠르게 자금을 흡수하며 리테일 투자 플랫폼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절세 상품을 넘어 데이터 기반 자산 흐름을 재설계하는 ‘투자 인프라’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26일 오전 9시 기준 RIA 계좌 잔고가 3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출시 이후 불과 4일 만의 성과로, 계좌 수 역시 4천개를 넘어섰다. 계좌당 평균 잔고는 약 750만원 수준이다.
RIA 계좌는 해외주식 매도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펀드 등에 재투자할 경우, 한시적으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구조다. 투자자는 해외주식을 계좌로 입고한 뒤 매도하면 자동으로 원화 환전이 이뤄지고, 해당 자금을 1년 이상 국내 자산에 재투자해야 세제 혜택이 적용된다.
세제 구조도 단계적으로 설계됐다. 해외주식 매도 자금 5천만원 한도 내에서 국내주식을 매수하고 1년 이상 보유할 경우, 2026년 5월까지는 양도세 100%, 7월까지 80%, 연말까지 50% 감면이 적용된다. 다만 2025년 12월 23일 기준 보유분에 한해 혜택이 부여된다.
이 상품은 단순 절세 수단을 넘어, 해외주식 중심으로 이동했던 개인 투자자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다시 유입시키는 ‘리쇼어링(자금 회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과 환율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주식 밸류에이션 매력과 정책적 유인이 결합되면서 자금 흐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증권은 RIA 계좌를 디지털 투자 플랫폼과 결합해 사용자 경험(UX)을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인 mPOP을 통해 환전, 재투자, 보유기간 관리 등을 자동화하고, 투자 조건 충족 여부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복잡한 세제 조건을 시스템으로 단순화해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고객 투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포트폴리오 추천 기능도 강화될 전망이다. 해외주식 매도 이후 국내 재투자 과정에서 투자 성향, 보유 자산,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한 ‘리밸런싱 가이드’를 제공함으로써 장기 투자 전환을 유도하는 구조다.
삼성증권은 RIA 계좌 활성화를 위해 수수료 우대 정책도 병행한다. 계좌 개설 시 1년간 국내주식 매매 수수료를 인하하고,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환율 우대 100%를 적용한다. 다만 혜택 기간 종료 이후에는 표준 수수료가 적용된다.
금융권에서는 RIA 계좌가 향후 ‘세제+플랫폼+데이터’가 결합된 새로운 리테일 투자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는 절세 상품과 투자 플랫폼이 분리돼 있었다면, 이제는 투자 흐름 전반을 하나의 디지털 환경에서 관리하는 통합형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재평가되는 시점에서 RIA 계좌는 장기 투자 전환을 유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 기반 투자 경험을 강화해 고객 자산 관리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