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시장별 맞춤형 신차 전략과 자율주행·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한 ‘피지컬 AI’ 전환에 속도를 내며 미래 모빌리티 경쟁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20일 제58기 주주총회 CEO 서한을 통해 “고객별 수요에 최적화된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기술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역별 전략에 맞춰 대규모 신차 출시 계획을 제시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In China, For China, To Global)’ 전략을 기반으로 향후 5년간 20종의 신차를 선보이고 연간 5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했다. 인도에서는 약 50억달러를 투자해 2030년까지 26종의 신차를 출시하며, 현지 기획·설계·생산이 이뤄지는 전기 SUV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인다. 아이오닉3를 포함해 향후 18개월 동안 5종의 신차를 출시하고, 2027년까지 모든 판매 차종에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1회 충전 주행거리 600마일(약 965km)을 목표로 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2027년부터 도입하고, 2030년 이전 중형 픽업트럭 시장에도 진입한다.
국내 시장에서도 신형 투싼과 아반떼 등 주요 볼륨 모델을 중심으로 상품성을 강화하며 수익성과 점유율 방어에 나선다.
현대차의 전략은 단순한 신차 확대를 넘어, 차량을 ‘이동 수단’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그룹 통합 기술 플랫폼 ‘플레오스(Pleos)’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차량 소프트웨어, 데이터 서비스를 통합하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글로벌 협력도 확대된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한 아이오닉5에 자율주행 특화 사양을 적용해 구글 웨이모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완성차 기업이 빅테크와 협력해 자율주행 생태계에 본격 진입하는 사례로, 차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결합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피지컬 AI’ 전략이 본격화된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제조·물류·서비스 영역 전반에서 인간과 협업하는 지능형 로봇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자동차 생산 공정뿐 아니라 물류, 이동 서비스까지 확장 가능한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전동화(EV) 경쟁을 넘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AI를 결합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사업과 로보틱스 결합은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주목된다.
다만 글로벌 사업 환경은 여전히 변수다. 무뇨스 사장은 “관세 압박, 환율 변동, 지정학적 긴장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를 기회로 전환해 사업 확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전략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경쟁 축을 ‘생산 능력’에서 ‘소프트웨어·AI 기반 플랫폼’으로 이동시키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