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농심이 러시아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지역 거점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시장 맞춤형 전략을 통해 ‘K-푸드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20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지난해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는 러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해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물류·유통 허브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농심은 이를 기반으로 인접 국가로의 확장성을 높이고, 지역별 소비 패턴에 맞춘 제품 공급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번 전략은 단순 수출 확대를 넘어, 현지 생산·유통·브랜드 운영을 통합하는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기반 글로벌 플랫폼’ 구축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 수요 분석과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농심은 이미 유럽 시장에서는 네덜란드 법인을 중심으로 물류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러시아 법인을 통해 동유럽·중앙아시아까지 연결되는 ‘멀티 허브 구조’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역 분산형 생산·유통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이병학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중국 등 전략국가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사업의 회복과 성장 가속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해외법인과 신공장을 연계한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시장별 맞춤형 제품과 채널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합하고 글로벌 협업을 확대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한편, 데이터 기반 소비 트렌드 분석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는 전통 식품 기업이 ‘브랜드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소비재 기업’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반영한다.
한편 신 회장은 인수·합병(M&A)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신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 회장은 “중장기 비전 수립과 실행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며 세대교체 기반의 경영 체계 강화 의지도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농심이 글로벌 시장에서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지역 거점·데이터·유통을 결합한 ‘K-푸드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