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KT가 6세대 이동통신(6G)을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며, 네트워크 중심 기업에서 ‘AI 통합 인프라 사업자’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KT는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기자간담회에서 AI 전환(AX)을 전제로 한 6G 비전과 핵심 기술 방향을 발표했다. 단순한 전송 속도 경쟁을 넘어, AI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사회적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 “AI-for-Network”와 “Network-for-AI” 동시 구현
KT가 제시한 6G 비전은 ‘AX 혁신을 견인하는 초연결·초고신뢰·지능형 AI 네트워크’다.
핵심 전략은 두 축이다.
첫째, AI-for-Network. AI를 활용해 네트워크를 스스로 학습·최적화하는 자율형 구조로 전환한다.
둘째, Network-for-AI. 초저지연·초고신뢰 인프라를 통해 AI 서비스가 요구하는 성능을 네트워크 차원에서 보장한다.
이는 6G를 단순 통신 기술이 아니라 AI 산업 전반을 떠받치는 ‘기반 시설(Infrastructure)’로 재정의한 개념이다.
■ 6G 6대 핵심 기술 제시
KT는 6G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로 ▲초연결 ▲초저지연 ▲퀀텀 세이프 보안 ▲AI 네이티브 네트워크 ▲자율 네트워크 ▲의미 중심 전송을 제시했다.
초연결은 지상·해상·공중을 아우르는 3차원 커버리지 구축을 의미한다. 위성·드론·지상 기지국을 통합해 재난 상황에서도 통신이 끊기지 않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초저지연 인프라는 단말과 무선망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까지 연결되는 백본망 전체를 저지연 구조로 설계한다. 자율주행, 원격 수술, 산업용 로봇 제어 등 실시간 서비스 구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 양자 시대 대비 ‘퀀텀 세이프’ 보안
보안 영역에서는 양자컴퓨터 등장 이후에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퀀텀 세이프(Quantum Safe)’ 전략을 내세웠다.
KT는 양자 암호 키 분배(QKD), AI 기반 침해 탐지, 동형 암호 기술 등을 네트워크 전 구간에 적용해 차세대 보안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6G를 단순 고속망이 아니라 ‘신뢰 기반 네트워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AI 네이티브 네트워크·NFM 도입
KT는 네트워크 운영 방식을 AI 중심의 자율 네트워크로 전환한다.
네트워크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파운데이션 모델(NFM), 디지털 트윈,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설계·구축·운영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장애 예측, 트래픽 분산, 에너지 효율 최적화 등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다. 통신사의 비용 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성 제고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데이터 ‘전송’에서 ‘의미 전달’로
KT는 6G 시대의 새로운 통신 방식으로 ‘의미 중심 전송(Semantic Communication)’을 제시했다.
이는 데이터 전체를 그대로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맞는 핵심 정보만 전달하는 개념이다.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고 초저지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AIoT·자율주행·원격 로봇 제어 등 고정밀 서비스에 적합하다.
■ “속도 경쟁 넘어 고객 경험 혁신으로”
KT 네트워크연구소장 이종식 전무는 “5G가 세계 최초 상용화와 속도 경쟁 중심이었다면, 6G는 고객이 실제 체감하는 경험 혁신과 통신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T의 이번 발표를 두고, 6G를 ‘AI 인프라 플랫폼’으로 재정의한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통신사들이 6G 표준 논의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KT가 AI 중심 네트워크 모델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6G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AI 시대 통신사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될지에 대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