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우리투자증권이 502억원 규모 해상풍력 전문 설치선 ‘누리바람’ 인수 프로젝트의 금융주관을 마무리하며 모험자본(리스크 머니)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단순 선박 금융을 넘어, 해상풍력이라는 에너지 전환 인프라에 자본을 연결한 ‘테크 인프라 파이낸싱’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프로젝트는 코스닥 상장사 우리기술과 해상풍력 전문기업 CGO가 추진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이 단독 주관사로 참여해 금융구조 설계부터 대주단 구성, 자금 조달까지 전 과정을 총괄했다.
■ ‘누리바람’, 해상풍력 핵심 인프라 역할
‘누리바람’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자켓·모노파일 등) 설치와 운송을 수행하는 특수 목적 선박이다. 대형 크레인과 동적 위치제어(DP·Dynamic Positioning) 시스템을 갖춘 해상풍력 전문 장비선으로,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 확대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평가된다.
해당 선박은 국민성장펀드 1호 사업으로 선정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측 해상에 390MW 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순수 국내 자본 기반으로 추진되는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이다.
390MW는 약 30만 가구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역 첨단 전략산업 전력 인프라 확충과 직결된다.
■ 고위험 특수선박 금융…구조화 역량 시험대
해상풍력 설치선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프로젝트 리스크가 높은 자산이다. 선박 건조·운영 리스크, 프로젝트 일정 지연 가능성, 발전 단지 수주 여부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딜에서 ▲프로젝트 리스크 분석 ▲현금흐름 기반 금융구조 설계 ▲복수 금융기관 참여 대주단 구성 등을 통해 자금 조달 안정성을 확보했다.
회사 측은 “위험도가 높은 특수선박 확보 과정에서 중견·중소기업 맞춤형 구조화 금융 솔루션을 제공했다”며 IB 부문의 딜 소싱과 구조 설계 역량을 입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 ‘생산적 금융’과 에너지 전환의 접점
이번 사례는 단순 기업금융을 넘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민간 자본을 연결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해상풍력은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 축이지만, 설치선·케이블 포설선 등 전용 인프라가 부족해 사업 확장에 제약이 있었다. 이번 금융 지원은 설비 투자 병목을 해소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를 첫 모험자본 금융주관 사례로 공식화하며, 첨단전략산업 투자 확대를 선언했다.
■ 그룹 시너지 기반 ‘모험자본 공급자’ 전환
회사 관계자는 “누리바람 금융주관은 모험자본 공급자로서 역할을 본격화한 첫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실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룹사인 우리은행, 우리자산운용과의 협업을 통해 성사된 것으로, 금융그룹 차원의 자본·운용·IB 기능을 결합한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이 해상풍력 생태계 내 ‘설치 인프라 금융’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증권사가 리스크를 감수하는 모험자본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