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우리 사회는 디지털로의 대전환 시대를 맞아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산업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도 본격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은 일상을 이롭게 하는 건전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디지털굿라이프]를 기획했습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대 수학교육과 졸업/주2회 90분/성적향상 보장'
'숙제 많이 내주는 경력 20년 남선생님…00 학원 원장 출신'
아파트 게시판에 많이 붙어있던 과외선생님의 전단지가 점점 줄고 있다. 과외선생님들도 아파트 게시판에 전단지를 의뢰하는 대신 어떤 플랫폼에 이력서를 등록할지를 고민하게 됐다.
과외선생님 소개를 원하는 학부모들의 글이 종종 지역게시판에 올라오지만, 앱(어플)을 이용해서 찾으라는 댓글이 달린다. 강사들의 커뮤니티에는 과외학생을 원하는 구직자들에게 앱을 소개시켜주는 조언이 올라온다. 본지는 최근 사교육시장의 중심에 선 과외시장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알아보기로 했다. 소개하는 앱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가 많고 후기가 양호하며 학부모 커뮤니티와 강사 커뮤니티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과외 플랫폼 1위 김과외…대학생 선생님 30만명 넘어
김과외는 과외 플랫폼에서 가장 유명한 앱이다.
2014년 런칭한 이래 지금까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50만 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장점은 회원수가 가장 많아 과외선생님과 학생의 매칭수가 높다는 것이다.
최초로 선생님 후기를 도입해 현재 74만 실제 선생님과 매칭된 학생과 학부모가 남긴 후기가 존재한다. 신원보증을 확실하게 하여 강사등록 시 학생증, 재학증명서 등을 요구하여 게시한다.
완전인증 절차를 거친 강사만 과외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허위로 학력 및 신분을 게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내가 사는 지역, 출신학교, 나이, 학번, 성별, 교습료 등의 필터기능이 있어 조건에 맞는 매칭성사율이 높다. 국어·영어·수학 같은 주요과목 외에도 학습코칭, 자기소개서 첨삭 등의 서비스가 있다.
35만 명 이상이 강사로 등록이 되어 있으나 이중 4만 명 정도가 전문과외 선생님이다. 즉, 4만을 제외한 대다수가 대학생 과외선생님이라는 의미다.
회원수가 70만 명인 교육 커뮤니티인 '상위1%'에서 "과외 구하는 방법 나눠주세요"란 글에 11개의 답글 중 8개가 김과외앱를 추천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김과외 앱에서 들어가는 돈이 없지만, 선생님 입장에서는 첫달 과외비의 25%가 수수료로 나간다.
장점 : 전문 과외앱이라 과목이 세분화되어 있고, 선생님수가 많아 선택폭이 넓다. 평판온도 시스템을 통해 맞지 않는 상대를 미리 거를 수 있다.
단점 : 대학생 선생님이 많다(전문 선생님의 비율이 적다).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고스펙의 경험자와 한눈에 비교가 돼 첫 과외를 구하기 쉽지 않다. 첫달 수업료 25%가 수수료로 나간다.
숨은 전문가 찾는 숨고…선생님이 직접 견적보내 매칭
숨고는 숨은고수라는 뜻이라 한다. 보통 초중고생의 국어·영어·수학 같은 주요과목 과외보단 악기 레슨이나 미술수업, 보컬, 베이킹 등 다양한 분야의 숨은 고수에게 배우는 취지의 앱이다.
사용자가 요청서를 올려놓으면 선생님들의 견적서가 사용자에게 배달된다. 사용자는 이메일이나 카톡 등으로 배달된 견적서를 보고 마음에 드는 선생님을 찾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선생님과 대화창이 열리면 임시번호로 전화연결도 가능하다. 요청서를 객관식으로 적어 간결하지만 선생님과 대화창이 연결되기 전까지 자세한 요구사항을 전달하기는 어렵다.
사용자와 선생님이 매칭돼도 숨고측에 내는 수수료는 없으나 선생님측에서 사용자에게 견적서를 보내거나 대화를 할 때마다 돈이 들어가는 구조이다.
강사 커뮤니티 '방세아'에서는 견적서만 보내고 매칭이 되지 않아 돈만 버렸다는 선생님들의 불만이 종종 보였다. 아이디 므캉캉을 사용하는 강사는 "견적서에 돈만 날리다가 이제는 안 한다. 찔러보는 사람도 많고 수수료는 넘 비싸다"고 밝혔다. 또순이 강사는 "찔러보기가 많아 견적비용만 내서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숨고에서 연결된 수업으로 월 2백은 했습니다"라고 밝힌 보드게임 강사도 있었다. 한 고3 학부모는 "국어선생님 알아보러 들어갔더니 견적서가 12개 들어왔다. 가격, 수업방식, 경력 등 한번에 비교돼 좋았다"고 말했다.
장점 : 국영수 입시분야를 넘은 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연결이 가능하다. 선생님 입장에서 수업성사 수수료가 없다.
단점 : 선생님의 신원보증이 확실하지 않고, 상세한 요구사항은 대화창이 열려야만 전달할 수 있다. 선생님 입장에서 견적서를 보내고 대화를 할 때마다 캐시가 삭감되어, 수업성사가 되지 않았을 경우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지역로컬 슈퍼앱 당근…과외선생님 구인도 가능
1000만 명 이상의 핸드폰 한쪽에 깔려있는 당근앱을 통해서도 과외선생님을 구할 수 있다. 중고거래 뿐 아니라 지역커뮤니티 역할까지 하는 슈퍼앱을 지향하는 당근 앱은 '동네생활'을 통해 과외/클래스 중개도 하고 있다.
장점은 선생님이나 학생이나 들어가는 수수료가 전혀 없고, 가까운 지역의 선생님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들어가는 수수료가 없으므로 본전 생각없이 학생과의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일정구역 안의 정보만 보여줌으로 선생님과 학생 간의 거리걱정은 처음부터 배제하고 시작할 수 있다. 실제로 강사커뮤니티에서 "코로나로 거리두기 시기에 당근앱을 통해서 과외할 학생 많이 찾았다"는 후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장점 : 수수료가 없고, 인근의 선생님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단점 : 강사풀이 좁고, 신원보증은 어렵다.
사교육비가 해가 갈수록 오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의 거리두기 여파로 외부활동을 자제하며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일상생활을 회복한 지금 사교육비 그래프는 다시 최고점을 향해 오르는 중이다. 이 사교육비의 중심에는 거리두기 여파로 인기가 올라간 과외시장이 있다. 어차피 들어가야 할 사교육비라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나에게 잘 맞는 선생님을 고를 플랫폼을 먼저 선택할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