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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논란’에 정 뗀 메이플스토리 유저, ‘로스트아크’로 달려가는 이유는?

유저들 원하는 옵션을 얻기 위해 해당 아이템에 수백만원 써야
좋은 성능 옵션은 낮은 확률로, 불필요한 옵션은 높은 확률로 부여하는 ‘확률 조작’ 의혹
메이플, 모든 아이템에 추가옵션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했다고 밝혀
메이플 유저 다수 이탈, 스마일게이트 MMORPG ‘로스트아크’로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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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메이플)’가 확률조작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 RPG의 MMORPG ‘로스트아크’가 때아닌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메이플은 지난달 18일 게임 패치를 진행하면서 모든 아이템에 부여할 수 있는 추가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 공지가 이용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환생의 불꽃’은 장비를 강화시킬 수 있는 아이템으로, 사용하면 추가 옵션을 ‘무작위’로 부여했다. 유저들은 원하는 옵션을 얻기 위해 해당 아이템에 수백만원을 써야 했다. 

 

패치 공지를 본 유저들은 무작위로 부여된다던 추가옵션이 사실은 옵션마다 확률이 다르게 정해져 있었던 것이었냐고 게임사 측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좋은 성능 옵션은 낮은 확률로, 불필요한 옵션은 높은 확률로 부여하는 ‘확률 조작’을 해왔다는 내용이다. 

 

유저들은 넥슨 본사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트럭 모금 운동은 1시간 만에 완료됐다. ‘0원 챌린지’도 이어졌다. 넥슨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월 충전 한도 설정을 통해 본인의 캐시 충전 한도를 0원으로 낮추는 행동이다. 

 

강원기 메이플 디렉터는 1일 오전 5시에 홈페이지에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하며 고개 숙였다. ‘확률 조작’이 아닌 오류였다는 해명과 함께, 강 디렉터는 늦어도 오는 5일까지 추가적인 보상과 큐브 아이템 확률 공개 등 메이플에 대한 불안감을 없앨 만한 정보와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플 유저 다수가 게임을 이탈,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로 유입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메이플 난민(메난민)’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24일 업데이트한 ‘욕망군주 비아키스’의 레이드부터 갑작스럽게 유입된 신규유저들로 로스트아크에는 서버 대기열까지 생겼다. 

 

PC방 리서치 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휴일이었던 지난 1일 사용시간 점유율 2.32%를 차지하면서 7위를 기록했다. 메이플은 점유율이 2.27%로 하락하면서 2단계 내려간 8위가 됐다. 

 

입소문을 타고 유저는 계속 유입되고 있다. 2일 기준 로스트아크의 점유율은 2.50%으로, 휴일보다도 점유율이 높아졌다. 메이플 점유율은 2.26%로 소폭 하락했다. 

 

그렇다면 메이플 이탈 유저는 왜 로스트아크를 새 게임으로 선택했을까?

 

로스트아크는 지난 2018년 11월 출시된 작품으로, 전투와 성장 외에 레이드, 채집, 생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현재 게임업계의 확률 논란과 상관없이 지난 2019년 6월부터 판매 중인 확률형 아이템의 모든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과금 유도가 과하지 않은 점도 호평을 받는다. 다른 게임에서는 수백만원을 써야 하는 콘텐츠를 로스트아크에서는 무료로 제공하거나 조금만 과금을 해도 얻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게임에 유입된 ‘메난민’들과 기존 로스트아크 유저들 사이에서 웃지못할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메난민’들이 기존 유저들에게 “뭐부터 사야 하느냐”는 질문을 쏟아낸 것이다. “소과금을 하겠다”면서 수백 만원을 언급하는 메난민에게 기존 유저들이 “그게 어떻게 소과금이냐”, “소 한마리 산다는 소리냐”고 경악하는 게시글도 있었다. 

 

기존 유저들은 “사지 않아도 준다”, “돈 쓸 필요 없다”면서 메난민들을 말리고, 메난민들은 “그걸 왜 공짜로 주냐”, “확률은 없느냐”고 믿지 못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예컨대, 메이플 이용자들이 아이템을 알아서 주워주는 ‘자석 펫’을 갖기 위해서는 수십만원을 써야했으며 90일이 되면 만료되어 캐시 아이템을 통해 다시 살려야 했다. 로스트아크에서는 자석펫을 살 때 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 펫이 만료되지 않는다. 캐릭터 코스튬이나 투명 아이템에 있어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료 아이템에 익숙한 메난민들이 로스트아크에서 아낌없이 현금결제를 하면서 게임 내 물가가 크게 오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가운데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스마일게이트에 다른 ‘트럭’을 보낼 계획을 세웠다. 개발팀을 응원하기 위한 ‘커피 트럭’이다. 비록 코로나19로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로스트아크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금강선 디렉터는 3일 공식 홈페이지에 유저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게재했다. 

 

금 디렉터는 커피 트럭에 대해 “여러분들이 응원으로 주신 커피 트럭의 마음은 마치 저희에겐 ‘영혼을 데우는 커피’ 같았다”며 “부족한 저희들에게 더 잘하라는 의미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더 열심히 뛰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로스트아크는 유저들이 다양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새봄맞이 감사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금 디렉터는 “신규 유저분들이 새롭게 게임에 잘 적응하실 수 있도록 ‘모코코3000만큼감사해요 쿠폰’을 전달해드리기로 결정했다. 또한 기존 유저분들께도 똑같이 동일한 쿠폰을 지급해드리도록 하겠다”며 “따뜻하게 마신 ‘영혼을 데우는 커피’와 신규 유저분들을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대한 저희의 작은 답례”라고 설명했다.

 

4월 21일까지 쿠폰 코드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2주년 아바타 선택상자와 2주년 비눗방울 탈 것 선택 상자, 디렉터의 편지아이템 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신규 및 복귀 모험가들을 위한 긴급 지원 패키지도 준비했다. 게임 내 재화와 편의성 아이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봄맞이 출석 이벤트’도 진행, 누적 20회 출석을 달성하면 고양이 외형의 ‘심쿵했냥’ 아바타를 획득할 수 있다. 

 

이신희 IT컨설턴트는 3일 본지에 "확률형 아이템으로 게임에 신뢰를 잃은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은 게임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면서 "이용자들이 달라진 만큼, 게임사도 투명성과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탈한 이용자들이 다시 원래 게임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유입된 이용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