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삼성화재가 실손보험 청구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초고속 보상 시스템’을 본격 가동하며 보험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수시간에서 길게는 수일까지 소요되던 보험금 지급 시간이 평균 10분 이내로 단축되면서, 보험 산업의 운영 방식 자체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6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회사는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동 보상 체계를 구축했다. 핵심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플랫폼 ‘실손24’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연계와 자동 심사 엔진이다. 병원 진료 내역, 약제 정보, 사고 내용 등이 실시간으로 수집·분석되며, 사전에 설정된 기준에 따라 별도 인력 개입 없이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이 같은 자동화 구조는 단순한 업무 효율 개선을 넘어 보험 비즈니스의 본질을 바꾸는 요소로 평가된다. 기존 보험금 심사 과정은 서류 제출, 확인, 심사 등 단계별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였지만, 데이터 기반 자동화가 적용되면서 ‘청구 즉시 지급’이 가능한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화재는 올해 1월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 ‘모니모(monimo)’와 실손24를 연계하며 사용자 경험을 대폭 개선했다. 고객은 별도의 서류 제출이나 추가 앱 설치 없이 모바일 환경에서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일부 건에 대해서는 청구 직후 즉시 지급까지 이뤄진다. 금융 플랫폼과 보험 보상 시스템의 결합이 실제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진 사례다.
현재 실손24를 통한 청구는 전체 실손보험 청구 건수의 약 5% 수준으로 아직 초기 단계다. 다만 자동 심사를 통해 즉시 지급되는 건수는 월 약 2만7000건으로, 전체의 2%대 비중을 차지하며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용률이 확대될 경우 보험금 지급 구조 전반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의 핵심은 의료기관 및 EMR(전자진료기록) 시스템과의 연계인데, 현재 요양기관 연계율은 약 28%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참여 기관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서비스 확산 속도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병원·플랫폼·보험사를 잇는 데이터 생태계가 완성될 경우, 보험 청구는 사실상 ‘백그라운드 자동 처리’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화재 사례를 단순한 서비스 개선이 아닌 ‘보험의 플랫폼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자동 심사, 데이터 연계 인프라, 금융 플랫폼 통합이 결합되면서 보험사들이 단순 지급 기관을 넘어 실시간 금융 서비스 사업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객이 체감하는 보험의 가치는 결국 ‘얼마나 빠르게 보상이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며 “자동 보상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더욱 신속하고 편리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금 지급이 ‘며칠’이 아닌 ‘몇 분’ 단위로 바뀌는 흐름 속에서, 보험 산업의 경쟁력 기준 역시 속도와 데이터 처리 능력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