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LG가 인공지능(AI) 시대 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조명해온 미디어 아티스트 트레버 페글렌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하며, ‘책임 있는 AI’ 담론 확산에 나섰다.
LG는 18일 미국 구겐하임미술관과 공동으로 수여하는 ‘LG 구겐하임 어워드’의 2026년 수상자로 페글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어워드는 기술 기반 예술을 통해 동시대 사회와 기술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가에게 수여되는 글로벌 권위의 상이다.
AI·감시·데이터 권력 구조 해부…“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트레버 페글렌은 지리학자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로, AI와 디지털 인프라가 만들어내는 권력 구조와 감시 체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대표작 ‘이미지넷의 얼굴들(ImageNet Portraits)’은 AI 학습 데이터셋이 인간을 분류하는 방식을 분석해 알고리즘 편향과 데이터 권력 문제를 드러냈으며, ‘사이트 머신(Sight Machine)’은 공연 예술을 AI의 시각으로 재구성해 기계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탐구했다.
특히 페글렌의 작업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사회적·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시스템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기술 담론의 확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LLM 시대 인식 변화까지 확장…AI 윤리 담론과 맞닿아
국제 심사단은 “페글렌은 거대언어모델(LLM)과 현대 AI 시스템의 등장 이후,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정보 생산과 해석 구조가 변화하는 현재 흐름과 맞물리며, 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이 자사가 추진하는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LG, ‘책임 있는 AI’ 전략 강화…기술·윤리 결합
LG는 AI 기술 개발 과정에서 윤리와 투명성을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있다.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엑사원(EXAONE)’ 개발 과정에서도 위험 관리 체계를 적용하고 있으며, AI 윤리 보고서 발간 등을 통해 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이번 수상자 선정은 단순 문화 후원을 넘어, AI 시대 기업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메시지를 강화하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예술과 기술의 경계 확장…“AI는 문화의 일부”
페글렌은 수상 소감을 통해 “이미지와 알고리즘, 기술 인프라는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 역사를 형성하는 능동적 참여자”라며 “기술과 예술의 교차점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의미 있는 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맥아더 펠로십(2017),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2018) 등을 수상하며 글로벌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영향력을 인정받아왔다.
AI 시대, ‘기술 비판’도 경쟁력
올해로 4회째를 맞은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AI 시대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10만달러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업계에서는 AI 기술 경쟁이 고도화될수록 기술 자체뿐 아니라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과 ‘사회적 책임’ 역시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LG가 이번 수상을 통해 기술 비판적 시각을 조명한 것은, AI 시대 기업이 단순 혁신을 넘어 윤리와 사회적 가치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