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국내 통신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무대에 오른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AI 콜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앞세워 음성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홍 사장은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개막 기조연설에서 “AI 시대에도, 아니 AI 시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음성’이 가장 인간적인 인터페이스로 부상한다”며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통해 통신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조연설은 LG유플러스는 물론 LG그룹 차원에서도 MWC 공식 무대에 오른 첫 사례다. 통신 인프라 사업자를 넘어 AI 기반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 의지를 글로벌 시장에 공식화한 셈이다.
■ “하루 5분의 통화가 만드는 감정의 데이터”… 음성 가치 재조명
‘사람 중심 AI(Human-Centric AI)’를 주제로 연단에 선 홍 사장은 음성이 가진 감정 전달력과 맥락 정보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하루 평균 약 5분의 음성 통화를 한다. 그 짧은 시간 안에는 텍스트로 대체하기 어려운 감정, 뉘앙스, 관계의 맥락이 담겨 있다”며 “전화는 단순한 통신 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본질적인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AI가 일상화될수록 인간적 접점은 더욱 중요해지고, 그 중심에 음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 스팸 차단 넘어 ‘맥락 이해’로 진화하는 익시오
LG유플러스의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는 단순한 통화 보조 앱에서 시작해 점차 기능을 고도화해왔다.
현재 익시오는 ▲스팸·보이스피싱 의심 신호 사전 감지 ▲통화 맥락 분석 기반 위험 탐지 ▲통화 중 AI 호출을 통한 실시간 정보 검색 ▲통화 요약 및 일정 연동 기능 등을 지원한다.
특히 LG그룹의 거대언어모델(LLM)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추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응답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다.
홍 사장은 “지금까지의 AI 비서가 ‘명령 기반’이었다면, 익시오는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자율형 에이전트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익시오 도입 이후 고객 추천 지수(NPS)가 상승했고, 이용자 이탈률도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 기반 AI 서비스가 실질적인 고객 경험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 스마트 글라스·XR 시대… 음성이 중심 인터페이스
홍 사장은 AI 에이전트가 스마트폰을 넘어 웨어러블과 피지컬 AI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 글라스, 이어버드, XR 디바이스, 로봇까지 다양한 기기가 등장하는 시대에는 화면을 보지 않아도 되는 음성 인터페이스가 중심이 된다”며 “음성과 삶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험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6G 및 차세대 네트워크 환경에서 통신사의 역할이 단순 데이터 전송을 넘어 ‘AI 인터페이스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 글로벌 통신사에 협력 제안… “AI 음성 리더십 함께 만들자”
홍 사장은 연설 말미에 글로벌 협력 의지도 내비쳤다.
“이 자리에 모인 통신사들이 협력한다면 음성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더 나은 고객 경험을 만드는 글로벌 AI 리더가 될 수 있다”며 “LG유플러스의 비전에 공감한다면 언제든 연락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날 기조연설 무대에는 존 스탠키 AT&T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저스틴 호타드 노키아 CEO 등 글로벌 ICT 리더들이 함께 참여했다.
■ 삼성전자 부스 방문… 디바이스-AI 연계 전략 점검
홍 사장은 기조연설 이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노태문 사장의 안내로 갤럭시 S26 시리즈, 갤럭시 버즈4, 갤럭시 XR 등 최신 디바이스를 체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AI 콜 에이전트를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연계 가능성을 점검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 통신사의 역할 재정의… 네트워크에서 ‘AI 경험 플랫폼’으로
MWC26 무대에서 홍 사장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통신사는 더 이상 ‘망 사업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AI 시대에는 음성을 중심으로 한 인간적 경험 설계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익시오는 그 전환의 출발점이다. LG유플러스가 AI 콜 에이전트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협력 모델과 생태계를 구축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