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삼성전자가 로봇 산업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본격 전면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을 이끄는 오준호 단장이 한국AI·로봇산업협회 제12대 회장에 선임되면서, 삼성의 로봇 전략이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한국AI·로봇산업협회는 25일 정기총회를 열고 오 단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협회는 국내 로봇 기업과 기관 376곳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 단체로, 정책 제안과 표준화, 산업 생태계 조성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협회장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가 로봇 산업의 방향성과 속도를 주도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휴보’ 개발자, 삼성 휴머노이드 전략 최전선에
오 회장은 국내 최초 이족보행 인간형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한 주역이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멤버다. 현재는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 단장으로서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차세대 로봇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가전·스마트폰을 넘어 로봇을 미래 플랫폼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설계 역량, 배터리 기술, 모빌리티 구동 기술을 로봇에 융합하는 ‘하드웨어+AI 통합 전략’이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강점이 △엣지 AI 칩 설계 △고성능 센서 기술 △정밀 모터 및 배터리 시스템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경험에 있다고 본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 나아가 범용 휴머노이드까지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AI·로봇 융합 생태계, 삼성 중심 재편 가능성
오 회장은 취임사에서 “중국은 생산력, 미국은 AI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며 “혁신과 도전으로 기술 격차를 좁힌다면 한국도 글로벌 톱티어에 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협회 회장사를 맡게 되면서 민간 기술력과 정부 정책 간 연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협회는 올해 로봇 SI(시스템통합) 기업 실태조사, R&D 과제 발굴, 인력 양성, 지능형 로봇 보험 체계 구축, 표준화 활동 등을 추진한다.
이는 단순 제조 로봇을 넘어 AI 기반 자율 제어·비전 인식·협동 작업 기술을 포함하는 ‘지능형 로봇 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삼성의 로봇 청사진… ‘플랫폼화’가 관건
삼성의 로봇 전략은 단품 판매를 넘어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홈, 헬스케어, 제조 자동화 등 기존 사업과 로봇을 연결해 데이터 기반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특히 생성형 AI와 결합한 휴머노이드는 향후 서비스 산업과 물류, 고령화 대응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가진 글로벌 공급망과 반도체 내재화 능력은 대량 상용화 단계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본격적인 로봇 드라이브는 국내 산업 생태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줄 것”이라며 “AI 반도체, 배터리, 모터, 센서 기업까지 밸류체인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로봇을 미래 전략의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오준호 협회장 체제 출범은 기술·정책·산업을 연결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삼성의 로봇 행보가 한국을 톱티어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