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컬리가 주문 당일 밤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 구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배송 속도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온 쿠팡과의 격차를 좁히는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는 기존 새벽 시간대에 배송되던 샛별배송에 더해, 주문 당일 자정 전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자정 샛별배송’을 론칭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퇴근 이후 장보기를 원하는 소비 수요를 겨냥한 서비스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중요해진 ‘즉시성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조치다.
새 배송 체계에 따라 컬리는 하루 두 차례 배송 시스템을 운영한다. 밤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자정 전 배송되며, 오후 3시 이후 밤 11시까지 주문한 상품은 다음 날 오전 7시까지(일부 지역은 오전 8시) 받아볼 수 있다. 실제 배송은 오후 9시부터 시작되며, 모든 상품은 냉장·냉동 포장을 통해 다음 날 아침까지 신선도가 유지되도록 관리된다.
자정 샛별배송은 현재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고객은 주문 단계에서 자정 배송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거주지 기준 배송 가능 지역을 안내하는 시스템도 이달 내 도입될 예정이다. 컬리는 향후 서비스 지역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비스가 단순한 배송 시간 확대를 넘어 고객 체류 시간과 구매 빈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배송 속도가 플랫폼 선택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당일·야간 배송 경쟁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 역시 수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주요 사업자 간 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컬리와 네이버가 협업해 운영 중인 장보기 서비스 ‘컬리N마트’ 이용 고객 역시 동일한 자정 샛별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2만 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 혜택이 적용되며, 멤버십 이용료는 월 4,900원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강자인 쿠팡과의 경쟁을 더욱 가열시킬 전망이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를 앞세워 당일·익일 배송 시장을 선점해 왔으며, 컬리의 자정 배송 도입으로 신선식품과 장보기 영역에서도 ‘밤 배송’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늦은 시간 주문 후 당일 수령이 가능해지면서 장보기 방식의 변화도 예상된다.
한편,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규제를 약 14년 만에 완화하기로 하면서 배송 경쟁은 온·오프라인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2년 도입된 대형마트 새벽 영업 제한은 전통시장 보호와 근로 환경 개선을 이유로 시행됐으나, 그 사이 온라인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했다. 국가 통계에 따르면 쿠팡 매출은 2024년 41조 원을 넘어 대형마트 전체 판매액을 웃돌았다.
정책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유통업계 전반에서 배송 속도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소비자의 선택이 배송 편의성과 가격, 플랫폼 경험 전반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