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삼성물산이 호주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 사업권을 매각하며 미국 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신재생 프로젝트 수익화에 성공했다. 단순 자산 매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개발 사업을 데이터·플랫폼 기반 포트폴리오로 확장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자사 호주 법인이 개발한 퀸즐랜드주 태양광·ESS 복합 발전 프로젝트를 영국계 에너지 투자 그룹 옥토퍼스 그룹의 호주 자회사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개발 단계에서 가치 상승을 이끈 뒤 전략적으로 회수하는 구조로,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개발·운영 분업 모델을 활용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프로젝트가 위치한 던모어 지역은 브리즈번 서쪽 약 240km 지점에 있으며, 부지 규모는 약 538헥타르로 대규모 발전 인프라 구축이 가능한 입지다. 설비 구성은 300MW 태양광 발전과 150MW/300MWh 배터리 ESS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다. 이는 호주 현지 약 6만 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생산 능력에 해당한다.
이 같은 태양광+ESS 결합 모델은 단순 발전을 넘어 전력 공급 안정성과 저장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ESS는 발전량 변동성을 완화하고 전력망 수요 대응을 가능하게 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설계가 향후 스마트 그리드와 분산형 전력 시스템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삼성물산은 2010년 캐나다 복합 재생에너지 단지 개발을 시작으로 글로벌 신재생 시장에 진입했고, 2018년 이후 미국 태양광 사업에서 개발·매각 모델을 통해 누적 약 3억달러 규모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번 호주 프로젝트는 미국 외 지역에서 같은 전략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첫 사례다.
회사는 호주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재생에너지 개발을 단순 EPC(설계·조달·시공)를 넘어 데이터 기반 자산 관리와 파트너십 중심 운영 모델로 확장하고 있다. 발전소 설계 단계부터 운영 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전력 거래 및 에너지 관리 플랫폼과 연계하는 방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재생에너지 사업이 인프라 개발에서 디지털 에너지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흐름”의 일부로 본다. 태양광과 ESS 결합 프로젝트는 향후 AI 기반 수요 예측, 실시간 전력 거래, 분산 에너지 관리 기술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미국과 호주에서 확보한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와 공동 개발 및 운영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 수익 회수 모델과 장기 에너지 자산 운영 전략을 병행하는 방향이다.
재생에너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태양광·ESS 통합 프로젝트와 데이터 기반 운영 역량이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물산의 이번 호주 수익화 사례는 이러한 전환 흐름 속에서 사업 모델 진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