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현대자동차가 내년 미국 진출 40주년을 맞아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되짚으며, 글로벌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본격화한다. 판매·생산 확대는 물론 전동화와 로보틱스를 축으로 한 미래 산업 전환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9일 “내년이면 1986년 국내 최초 전륜구동 승용차 ‘엑셀’을 미국에 수출한 지 40주년을 맞는다”며 “미국 시장에서 양적 성장과 질적 도약을 동시에 이뤄왔다”고 밝혔다.
3년 연속 최다 판매 눈앞…‘현지 생산·판매 믹스’로 관세 파고 넘다
현대차는 올해 1~11월 미국 시장에서 89만6천여 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 기록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 기조 강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다.
현대차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차량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현지 생산 확대와 차급·파워트레인별 판매 믹스 개선을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 선호에 맞춘 SUV·전동화 모델 비중 확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美 현지 생산 120만대 체제…2028년까지 210억달러 투자
생산 기반도 대폭 강화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열며, 미국 내 연간 생산능력 120만대 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을 비롯해 부품·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총 2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 완성차 생산을 넘어 공급망 안정과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안전·품질·전동화 성과…美 시장서 ‘브랜드 신뢰’ 확립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안전성과 품질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안전 평가에서는 총 21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와 TSP 등급을 획득하며 2년 연속 최다 기록을 세웠다.
또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제이디파워(J.D. Power)의 202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는 글로벌 17개 자동차 그룹 가운데 종합평가 1위에 오르며 품질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동화 부문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아이오닉5, 2023년 아이오닉6, 2024년 EV9에 이어 올해 EV3까지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에 선정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했다.
3대 경영진 ‘100주년 기념상’…정의선 리더십 주목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위상은 경영 리더십 평가로도 이어졌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 등 3대 경영진에게 ‘100주년 기념상’을 수여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8월 수상 당시 “정주영 창업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철학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안전·R&D에 대한 신념이 현대차그룹 경영철학의 근간”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세·전기차 경쟁 속 과제…CES 2026서 로보틱스 전략 공개
현대차는 내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15% 관세,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 자율주행 기술 주도권 확보 등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현대차는 현지화 전략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이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 참가해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전략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는 정의선 회장이 직접 참석해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미국은 최대 수출 시장이자 글로벌 자동차 산업 트렌드를 선도하는 핵심 교두보”라며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을 토대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더 큰 도약을 이뤄낼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