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삼성전자가 AI 기술을 접목한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로 글로벌 세탁기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출시 1년여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신제품과 프리미엄 라인업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량을 2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신 AI 콤보 모델과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성종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의류케어개발그룹장(상무)은 “자체 조사 결과, 삼성은 국내 일체형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약 7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소비자 불편을 해결하는 제품 혁신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올해 초 성능과 효율을 개선한 2025년형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제품 외관은 유지하면서 건조 용량을 3kg 늘려 18kg 수준을 확보했고, 세탁-건조 소요 시간은 기존 99분에서 79분으로 20분 단축됐다. 또한 열교환기 전열면적을 8.5% 확대하고, 공기 순환 효율을 높이는 덕트 시스템을 적용해 건조 성능을 향상시켰다.
AI 기반 섬세한 코스 감지 기능도 눈에 띈다. 세탁물 무게, 마찰, 흡수 특성 등을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섬세·타월·데님·아웃도어 등 다양한 의류의 특성에 맞는 세탁·건조 코스를 자동으로 제안한다. 화면 상단에는 7형 터치 디스플레이 'AI 홈'이 탑재돼, 자주 사용하는 코스를 다이얼 형태로 보여주는 ‘다이얼 테마’, 스마트폰처럼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는 ‘퀵 패널’ 등도 지원된다.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개선됐다. 세탁시 1kg당 소비전력량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기준보다 45% 낮으며, 건조시 소비전력도 기존 콘덴싱 제품 대비 최대 75% 절감된 수준이다.
글로벌 진출 전략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미국, 독일, 영국 등 30여개국에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인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3개국을 추가해 총 43개국으로 확대한다. 북미 시장에는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벤트’ 방식 건조 기능이 탑재된 '비스포크 AI 벤트 콤보'를 별도로 선보였다.
특히 삼성은 올해 하반기 초프리미엄 제품군인 ‘인피니트 AI 콤보’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정밀한 헤어라인 마감의 ‘롱아트 공법’과 광택감을 극대화한 리얼 플랫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가전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더욱 섬세한 의류 감지 및 건조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다.
성 상무는 “히트펌프와 벤트 타입, 프리미엄 디자인까지 선택지를 다양화해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일체형 세탁건조기 시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의류 케어 시장의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비스포크 AI 콤보를 포함한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국내 세탁기·건조기 시장에서 2023년 상반기 14.1%에서 하반기 21.6%로 비중이 급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주장하는 70% 점유율에 대해 LG전자는 자사 추산 기준으로 55%에 달한다고 맞서고 있어, 시장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