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김영섭 KT 대표가 4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지난해 9월 MS와 AI, 클라우드, IT 사업 전반에 걸친 5개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오픈AI의 GPT-4o, MS의 소형 언어 모델 파이(Phi) 등을 활용해 한국 사회와 문화에 최적화된 ‘한국형 AI’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올해는 실질적 성과의 해”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은 “지난해는 MS와의 협력 기반을 다진 해였다면, 올해는 그 협력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AI 사업이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하도록 성장시키는 것을 2025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GPT-4o를 한국형으로 최적화한 AI 모델과 KT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AI는 단순한 한국어 이해를 넘어 한국의 역사, 문화, 가치관을 반영해 국내 제도와 규제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은 “챗GPT가 한국의 정서나 특수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MS와 함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자체 모델 ‘믿음’을 비롯해 MS의 최신 기술, 오픈소스 모델 등을 적극 활용해 현존 최고 수준(SOTA)의 AI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별 맞춤형 AI 솔루션 공개
KT는 이번 MWC에서 한국형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산업용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통신시장 경쟁 분석, GPU 자원 관리, 고객센터 상담 지원, 탄소 공시 관리 등 4종의 에이전트가 공개됐다. 여기에 더해, KT는 올해 중 B2C(기업-소비자)용 AI 에이전트도 출시할 계획이다.
오 부문장은 “AI가 실제 고객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내부 개발뿐 아니라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AX 생태계 조성… 중소기업·스타트업과의 동반 성장
KT와 MS는 2분기부터 130억 원 규모의 AX(산업 AI 전환) 전략 펀드를 운영한다. KT는 현금을, MS는 GPU 등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해 국내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의 AI 전환을 지원한다.
또한, AI·클라우드 기술 연구를 위한 ‘AX 이노베이션 센터’를 3분기 광화문에 설립하며, 300명 규모의 ‘AX 딜리버리 전문센터’도 이달 중 신설해 AI 솔루션 개발·실행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KT가 MS에 기술적으로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김영섭 대표는 이에 대해 “기술 격차가 있다면 더 빠르게 배우고 따라가는 것이 해답”이라며,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산업과 소비자가 AI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라고 일축했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경영 전략
한편, 최근 KT의 인력 재배치와 부동산 매각 이슈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경영자의 중요한 역할은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부동산은 KT의 본업이 아니므로, 이를 적절히 유동화해 본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KT는 MS와의 협력을 강화해 한국형 AI 생태계를 확대하고,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