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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전자투표 진행해주세요" 관리사무소 앞에 투표함을 두어 주민들의 동의를 얻었던 아파트들은 이제 선거함을 치우고 휴대폰으로 전자투표 페이지를 보낸다.
아파트 입주민들의 관리비 청구서 확인, 민원 요청, 투표 등 잡다한 일들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파트너, 모빌, 아파트스토리, 잘살아보세, 아파트아이 등이 있다.
아파트 관리 앱은 이용자가 임의로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거주하는 아파트와 제휴한 업체의 앱을 사용할 수 있다.
관리비 확인 · 할인 · 온라인 납부 기능
아파트 관리앱의 가장 큰 기능은 관리비 확인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우편함에 종이로 된 관리비청구서를 꼽아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휴대폰으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종이로 된 청구서와 마찬가지로 관리비 세부내역과 증감양, 전월/전년 비교 내역, 아파트 평균 · 최저 관리비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앱 내에서 관리비를 결제할 수 있어 온라인 재테크 방법으로 많이 활용되기도 한다.
이지스엔터프라이즈에서 개발한 아파트아이의 경우 초대코드 · 타사포인트 캐시전환 · 결제수단 활용으로 관리비를 아낄 수 있다. 가입시 초대코드를 입력하면 초대자나 응한 사람 모두 1000캐쉬가 지급되어 관리비 납부시 사용할 수 있다. 해피머니, 에쓰오일, 도서문화상품권, 서베이링크 등의 포인트를 캐시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네이버페이, 쓱페이(SSG), 토스결제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할인이 가능하다.
민원요청도 집에서 간편하게
관리실에 직접 가지 않아도 민원요청이 앱을 통해 온라인 접수가 가능하다.
아파트너, 모빌, 아파트아이 등의 앱에 민원신청 메뉴가 있는데 가령 바이비(byb)앱을 살펴보면 생활서비스에서 민원보수를 누르고, 내용작성 후 신청하기만 누르면 된다. 신청 후 댓글로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은 "민원을 관리사무소로 오지 않고도 바로 앱을 통해 올려주시니 입주민도, 저희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신규아파트가 사용하는 아파트앱의 경우 보통 하자보수 메뉴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하자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수집이 가능하다.
잘살아보세를 개발한 주식회사 살다의 허정자 상무는 명품아파트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하자보수요청 메뉴에 쌓인 데이터를 모아 건설사와 싸울 수 있는 무기가 된다. 명확한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건설사에 합리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신규 아파트에는 중요한 메뉴다"라고 밝혔다.
전자결재 · 전자투표 기능
최근 대전 지역 모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들은 휴대폰으로 온 URL을 통해 바뀐 관리규약에 관한 동의표시를 했다. 이전까지는 관리사무소나 각 동 경비실에 방문하여 비치된 투표함에 직접 의사표시를 한 종이를 넣어야 했다. 의사 표시를 하지 못한 주민들의 참여를 위해 관리소 직원들이 직접 가가호호 방문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최근 아파트아이 앱을 개발한 이지스엔터프라이즈와 제휴했다. 입주민들은 휴대폰으로 동의여부에 관한 전자투표용지를 받아 간편하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자투표도 아파트 관리 앱에서 가능하다. 아파트너, 모빌, 잘살아보세, 아파트 아이 등이 이 기능을 제공한다. 경기도 광명시 하안주공 8단지에 사는 한 네티즌은 "모바일 앱을 통해 회장 해임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방법이 너무 쉽고 편리하다"며 사용하지 않는 아파트 단지들에게도 아파트 앱 도입을 적극 권했다. 까페 전아모(전국 아파트/주상복합 관리자의 모임)에서 한 아파트 소장이 전자투표에 관한 질문을 올리자 "메뉴얼 한번 읽고 진행했는데 쉬웠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예상외로 전자투표가 잘 되어 있다"며 만족감을 표하는 댓글이 주를 이루었다.
아파트 소통 · 정보창구
아파트 앱은 소통이 부족해진 주민들 간의 소통 창구역할도 해준다.
아파트 앱 '아파트너'에는 입주민 게시판(카페), 동네 게시판, 선관위 게시판, 중고마켓 등이 담겨있다. 권해석 아파트너 대표는 자사 소개영상에서 "소통부재에 의해서 아파트 주민들 간에 갈등이 있는데, 조금만 소통하더라도 아파트 문화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여 소통기능을 담았다"고 밝혔다. 잘살아보세를 개발한 주식회사 살다의 허정자 상무는 명품아파트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아파트판 당근마켓인 나눔장터에서는 처음에는 물건이 유료로 올라오다가 이제는 나눔글이 대부분 올라온다. 좋은 의도를 가진 플랫폼에서는 선한 영향력이 발휘되고 나쁜 말이 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카페의 역할도 있다. 마트 휴무일 등 인근 지역 정보를 앱에서 제공하고 지역날씨는 물론 구인정보 등 지자체 생활 정보도 제공하여 입주민의 정보습득을 돕는다. 커뮤니티 운영관리 ·시설예약, 아파트 분리수거일, 단수일 등 주요 일정 확인, 설문조사 같은 온라인판 관리실 역할도 있다.
주차관리 기능, 아이놀이공간 CCTV 등 맞춤형 기능도
특정 아파트에만 들어가는 맞춤형 기능들도 있다. 신규 아파트들의 경우 앱을 통해 입주일을 선택하는 기능, 조식을 제공하는 아파트의 조식예약, 방문차량 예약기능, 공용 아이놀이공간 CCTV 상영 기능 등이다. 이러한 기능은 필요한 아파트에 맞춰 따로 메뉴를 마련한다.
살다의 허정자 상무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10% 정도가 아파트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 앱 사용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보통 신규 아파트의 경우 입주 때부터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사가 지정한 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입주자대표의원회에서 지정한 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 앱이 무료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수익모델이 불분명하여 언제까지 무료서비스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허정자 상무는 "당장의 수익 확보 보다는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