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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진품 감정’ 두고 맞붙은 두 패션 플랫폼...무신사 VS 크림 승자는?

크림, 지난달 무신사 판매 명품 티셔츠 가품 판정
무신사 “100% 정품...크림에 법적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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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무신사’에서 판매한 명품 티셔츠가 리셀 플랫폼 ‘크림’에서 가품 판정을 받으면서 촉발된 패션 플랫폼 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무신사는 해외 감정원에서 ‘정품’ 감정을 받은 결과를 내밀면서 정면 반박에 나섰다.

 

논란은 지난달 중순 시작됐다. 한 소비자가 미국 럭셔리 브랜드 ‘피어 오브 갓’의 ‘에센셜 티셔츠’를 무신사 부티크에서 구입 후, 크림에 되팔고자 검수를 의뢰했다가 가품 판정을 받았다.

 

크림은 홈페이지와 앱에 ‘에센셜 3D 아플리케 박스 티셔츠 거래 관련 주의 당부’ 공지사항을 올렸다. 이 공지사항에서 크림은 가품과 정품의 브랜드 택, 라벨 폰트, 봉제 방식, 아플리케 퀄리티 및 크기 등을 비교했다. 이때 가품 사진에 ‘무신사 부티크’의 브랜드 씰이 포함되어 있었다.

 

크림은 “현재 가품이 발견되고 있는 동일 유통 경로로 동일 개체를 다수 확보하여 중국 거래 플랫폼인 NICE사에 정가품 감정을 의뢰, 가품 판정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무신사는 22일 이에 정면 반박했다. 무신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무신사 부티크를 통해 판매된 에센셜 상품은 공식 유통 채널인 ‘팍선’을 통해 확보한 신뢰할 수 있는 정품”이라면서 “유통경로에 관해 재확인하고,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바꿔치기 등의 오류 가능성도 전수 검사했다”고 밝혔다.

 

무신사가 해당 티셔츠에 대해 국내외 전문 기관에 정품 감정을 의뢰한 결과, 한국명품감정원은 ‘감정 불가’ 판정을 내렸다. 해외 명품 감정 서비스 ‘레짓 체크’와 유통사 ‘팍선’은 100% 정품이라고 답했다.

 

무신사는 “크림이 가품이라고 지적한 브랜드 택, 라벨 폰트, 봉제 방식, 아플리케 등을 포함한 10개의 가품 기준은 정품 내 발생하는 상품의 개체 차이”라면서 “동일한 제품이라고 해도 생산 공장이나 시기가 다를 경우 외형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신사 부티크가 팍선 이외에 에센셜 브랜드 공식 판매처 ‘센스’, ‘미스터 포터’에서 공급받은 정품에서도 개체 차이가 확인됐다. 더불어 무신사는 “크림이 정품으로 검수 통과시켜 거래된 제품에서도 자신들이 주장하는 가품 판정 포인트의 특징들이 다수 나타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무신사는 지난 18일 크림 측에 권리침해성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여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림은 무신사의 반박 입장이 발표된 직후 다시 공지사항을 올렸다. 문제가 된 에센셜 티셔츠를 크림 내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무상 검수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크림은 주요 정가품 포인트를 공개하면서 “최근 해당 제품에 대한 가품이 증가함에 따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온라인에서 동일한 상품을 구매하신 분 중 가품이 의심되는 분들은 크림 내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무상 검수 서비스를 제공해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주요 정가품 포인트는 바코드 레벨, 실리콘 라벨, 케어 라벨, 폴리백 형태, 브랜드택 결속 시 사용된 옷핀 등의 차이다.

 

 

'정품' 내밀고 주도권 싸움하는 패션 플랫폼

가품 판매 or 정품 판별 실패 시 신뢰도 타격 불가피

 

업계에서는 패션 플랫폼 시장을 두고 크림과 무신사 간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명품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명품 패션 수입‧리셀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들 사이의 주도권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 계열사인 크림(네이버-스노우-크림 지배구조)은 업계 점유율 1위의 리셀 플랫폼이고, 무신사는 업계 2위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가지고 있다.

 

패션 플랫폼은 각자 ‘파워 정품’을 내세우면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무신사 부티크는 ‘브랜드 본사가 유통하는 글로벌 편집숍에서 직매입한 100% 정품’을 내세우고 있으며, 가품 발생 시 판매가의 최대 200%를 보상한다. 크림 역시 ‘크림 검수센터에서 전문 검수팀이 다양한 방법으로 철저한 검수를 진행하며, 합격한 상품만 배송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품이 아닌 경우 금액의 3배를 보상한다.

 

이처럼 ‘정품’이 패션 플랫폼 이용자의 1순위 판단 기준이 된 가운데, 이번 갈등은 플랫폼 간 자존심을 건 끝장싸움이 될 전망이다.

 

크림 이용자라고 밝힌 20대 대학생 강모씨는 이날 본지에 “무신사가 이미 유통사로부터 진품이라는 결과를 받았는데 크림이 잘못 검수한 게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하면서 “이번 갈등이 어떻게 결론 나는지에 따라서 플랫폼 신뢰도가 크게 좌우되지 않을까 싶다. 크림이 잘못 검수했다면 지금까지 거래한 상품들의 정가품 판별이 정확했는지 의심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신사 입장에서는 가품을 판매한다는 논란이 생긴다면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최대한 준비를 하고 반박에 나선 것 같다”면서 “크림 입장에서도 명품 리셀러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플랫폼이고, 자체 정품 판별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으로 신뢰도에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