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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platform

[해봤습니다] 우버+티맵 합체한 ‘우티’…그런데 왜 더 불편해졌지?

우버+티맵, 우티 통합 앱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사용자 혹평
우버 앱 그대로 옮긴 디자인+구글맵…직관적이지 못해
택시 늦게 잡힌다는 불만 최다…고객센터 등 문제도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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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IT 서비스‧디바이스를 다 체험해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 기자가 독자 대신 직접 사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지난 1일 통합 앱 ‘우티(UT)’를 출시했다.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지만, 정작 사용자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통합 앱 출시 이후 오히려 사용성이 퇴보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통합 이전 버전의 우티 앱을 애용했던 기자는, 지난 25일 처음으로 통합 버전 앱을 설치했다. 이전 버전의 사용성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던 터라 통합 앱도 비슷할 거라 믿었으나, 완전히 달라진 화면에 당황해야 했다.

 

전체적인 인상은, 우리나라 회사가 개발한 앱이 아니라 외국 앱을 번역만 해놓은 상태로 쓰는 느낌이었다. 외국 호텔 앱을 이용할 때의 묘한 불편함이 그대로 연상됐다. 이전 우티 앱의 깔끔함을 느낄 수 없어서 아쉬웠다. 20대 중반인 기자가 사용하기에도 불편한 앱이었으니, 중장년층인 택시기사들이 사용하기에는 훨씬 어렵게 느껴질 것이 분명했다.

 

기자가 탔던 택시의 50대 드라이버 박모씨(익명요청)은 “통합 앱이 나오면서 사용이 어려워졌다. 나는 일주일 정도 연습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기사들이 옛날 버전 우티와 현재 통합 앱 버전 2개 모두 깔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구버전보다 통합 버전이 더 이용이 힘들다. 콜도 옛날 버전으로 훨씬 더 많이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새로 이용하는 우티 앱의 경우 전화번호로 인증번호를 받고, 이메일로 회원가입을 진행한 뒤 카드를 꼭 등록해야 했다.

 

택시를 잡기 위해 현재 위치를 검색하는데, 티맵이 아닌 구글맵으로 지도가 지원되면서 불편을 겪었다. 현재 서있는 위치와 지도에 표시된 위치가 일치하지 않았다.

 

‘지도에서 위치 설정하기’를 통해 수정을 시도했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동네에서는 주변 건물이나 상호 이름을 보고 위치를 특정하는데, 구글맵은 그런 부분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한참이나 주변을 둘러봐야 했다.

 

 

일반택시와 UT택시(가맹), UT블랙(고급) 세 종류의 서비스 중 선택해야 했다. 앱 화면 내에서 현재 내 주변에 UT택시, 또는 일반 택시가 어느 정도 가까이 있는지 표시되는 점은 장점이다. 다만 UT택시를 부르기 위해서는 10분이 넘는 거리에 있는 기사님을 호출해야 했다.

 

택시가 잡히자 기사의 이름과 차종, 차 번호가 화면에 표시됐다. 다른 사람들이 입력한 택시기사의 평가도 볼 수 있었다. 도착 예상 시간을 알려주는 것도 장점으로 느껴졌다. 다만 한눈에 보기에는 어려운 디자인이었다.

 

 

맨 처음 앱에 가입할 때 입력한 신용카드에서 1000원이 선결제로 빠져나갔다. 결제수단 중 기사님과 만나서 결제하는 방법은 선택할 수 없었다. 이전 우티에서는 가능했던 방식이 이용 불가능한 것이다.

 

또 이전 우티에서는 콜이 잡히면 ‘택시 기사와 대화 없이 조용히 가기’, 또 ‘느리게 가더라도 과속 없이 운전하기’ 등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통합 버전에서는 그런 기능이 사라져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에는 선결제됐던 1000원이 환불되고, 이용한 거리만큼의 요금이 다시 카드에서 빠져나갔다.

 

 

"택시 늦게 잡힌다" 혹평...이유는?

 

26일 오후 UT앱의 플레이스토어 별점은 2.1점에 불과하다. 카카오T의 별점은 3.3, 티머니onda의 별점은 4.7, IM택시는 4.4, 반반택시의 별점은 4.1점인 것과 비교하면 낮다.

 

사용자 리뷰를 보면 “택시가 바로바로 잡히지 않는다. 잡혀도 15분이 넘는 위치에서 잡힌다”는 불만이 가장 많다.

 

박 씨는 택시가 오랜 시간 잡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묻자 “기사들도 불편하다”고 운을 뗐다.

 

박 씨는 현재 시간이 12시고, 현재 탑승자의 하차가 12시 5분인 상황을 가정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현재 탑승자 내린 뒤 7분 거리에 다른 손님이 있다는 콜이 계속 온다. 만약 내가 그 콜을 잡아버리면, 그 손님은 12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시간에 누가 12분을 기다리나. 변두리 지역은 빈 차가 천지인데 다른 차를 잡고 만다. 그러니 내가 현재 손님을 내려주고 그 손님을 태우러 가면 이미 다른 차를 타고 가버리고 없다. 통화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손님 입장에서는 택시가 안 잡히니 다른 플랫폼으로 차를 잡고 가버리고, 우티는 취소해버린다. 그래서 우티가 취소율이 높다”면서 “기사들도 어차피 고객들이 취소하니 콜을 안 잡아버린다. 카카오는 손님이 취소를 하면 취소 수수료를 물리고 5분간 서비스 사용이 안되게끔 했지만, 우티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일요일에 손님을 태우고 가고 있는데, 25분 뒤에 김포공항 국내선에 다른 손님이 있다는 콜이 뜨더라. 내가 그 콜을 잡은 뒤에, 현재 손님을 내려주고 그 사람을 태우러 간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 그 사람이 어디 다른 곳에 가버리더라도 내가 모르는 상황이다. 우티가 그런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앱을 조정해서 2~3분 거리의 차를 배정하든, 아니면 손님에게 차가 없다고 표시를 하든지 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모빌리티를 잘 아는 개발자가 시스템을 만든 것 같지 않다. 그런 기능을 개발하든지, 연구하든지 해야 하는데 이 상태로 가면 우티는 성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카카오 쫓아야 하는데...업데이트 필요한 부분 산적

 

이밖에 우티의 리뷰에는 ▲고객센터 연락이 쉽지 않다 ▲기사님들도 앱을 잘 사용할 줄 모른다 ▲택시가 잡힌건지 아닌건지 UI가 불편해 파악하기 쉽지 않다 ▲구글지도 기반이라 지명이 이상하다 ▲중복결제 문제가 발생한다 등의 불만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티는 현재 11월 한달 동안 택시 요금의 20~25%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프로모션 이후에도 사용성 불편에 대한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청한 앱 개발 관계자는 “후발주자의 경우 UX‧UI가 훨씬 더 중요하다”면서 “우티가 처음 출시되고 나서 카카오택시를 바짝 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사용성이 오히려 뒷걸음질 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티는 택시기사를 공격적으로 모집하고, 앱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우티는 지난 15일~23일까지 비가맹 택시를 대상으로 운행 완료 건당 4000원을 추가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 주까지는 운행 완료 건당 3000원(최대 50건)을 추가로 지급했으며, 가맹택시에는 건당 5000원을 지급했다.

 

또 25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전확정요금제 도입을 위한 사업계획 변경 신청을 인가받았다. 택시를 호출하는 시점에 네비게이션 상 최적 경로에 따른 예상 주행거리‧시간을 바탕으로 요금을 도출, 확정된 요금을 여객에게 제시한 뒤 운행 종료 후 해당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