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9·25차 통합재건축 수주전에서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금리 부담을 낮추는 수준을 넘어 사업 기간 전반의 자금 구조를 재설계해 조합원 체감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입찰에서 조합 운영비와 용역비 등 필수 사업비뿐 아니라 추가 이주비, 임차보증금 반환 비용 등 사업 촉진비까지 포함한 ‘전 사업비 최저금리 조달’을 제안했다. 별도의 한도 없이 전체 사업비를 낮은 금리로 공급하는 구조다. 회사 측은 이러한 조건이 가능한 배경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 AA+ 신용등급과 자체 자금 조달 역량을 제시했다.
특히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도 사업비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보증 절차에 따른 시간 지연과 추가 비용을 줄여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초기 사업비 부담을 낮추는 장치도 포함됐다. 입찰 시 납부한 250억원의 보증금은 시공사 선정 즉시 CD금리+0% 조건의 사업비로 전환돼 관리처분인가 전까지 조합 운영 자금으로 활용된다. 초기 자금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금융비용 발생을 최소화한 구조다.
이주비 조건 역시 공격적이다. 조합원이 금융 규제 범위 내에서 기본 이주비를 마련하면, 삼성물산이 추가 이주비를 더해 담보인정비율(LTV) 100% 수준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주 단계에서의 현금 부담을 사실상 제거하는 구조다.
분담금 납부 방식도 기존과 차별화했다. 계약금과 중도금, 중도금 대출을 없애고 입주 시점에 분담금 원금만 납부하도록 설계했다. 사업 기간 동안 별도의 자금 조달이나 이자 부담 없이 입주 시점에 일괄 정산하는 방식이다.
또 종전 자산평가액이 분양가를 초과해 환급금이 발생하는 조합원에게는 분양 계약 완료 후 30일 이내 환급금 100% 지급 조건을 제시했다. 유동성 확보 시점을 앞당겨 조합원 체감 혜택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번 수주전의 핵심은 ‘금융 경쟁력’으로 꼽힌다. 최근 금리 변동성과 대출 규제 환경 속에서 재건축 사업의 성패가 금융 구조에 좌우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들이 설계·브랜드뿐 아니라 금융 패키지까지 결합해 경쟁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신반포 19·25차 재건축은 잠원동 일대 기존 단지를 통합해 지하 4층~지상 49층, 7개 동, 614가구 규모로 재조성하는 사업이다. 강남권 핵심 입지라는 상징성과 사업성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조합은 이달 30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 결과가 향후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의 금융 조건 경쟁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