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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구글 인앱결제 ‘꼼수’에 줄줄이 요금인상...피해는 소비자 몫

구글, 6월부터 앱 내 외부링크 결제 금지
소비자, PC‧모바일 웹페이지에서 결제하면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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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구글이 아웃링크 방식의 외부결제를 아예 금지하고 인앱결제만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콘텐츠 업체들이 줄줄이 요금 인상에 나섰다. 피해는 소비자 몫이다.

 

구글은 지난 18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 인앱결제(수수료 최대 30%) 또는 인앱3자결제(수수료 최대 26%)를 탑재하지 않은 앱은 오는 4월 1일부터 앱 업데이트를 제출할 수 없게 된다고 발표했다. 또 6월 1일부터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아예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아웃링크’ 방식의 결제는 사용할 수 없으며, 앱 내에서 아웃링크 방식을 홍보하는 문구를 쓰거나 독려하는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고 못박았다. PC나 모바일웹에서 외부 결제를 하면 더 싸게 결제할 수 있는데도 이같은 방식을 소비자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에서는 지난해 8월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앱 마켓에서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할 수 없도록 한 바 있다. 이미 지난 15일부터 법안이 시행 중이다.

 

그러나 구글은 제3자 결제를 허용하는 대신 외부링크를 금지함으로써 사실상 법안 취지를 무력화시켰다. 제3자 결제 역시 4%p만 낮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PG(전자결제대행업체)·카드 수수료까지 더하면 오히려 업체 부담이 늘어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새로운 결제 정책이 위법하다고 판단내리고 구글 측에 시정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이번 사안과 관련해 유권해석을 진행 중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42조 제1항에는 “특정한 결제방식에 접근‧사용하는 절차에 비해 다른 결제 방식에 접근‧사용하는 절차를 어렵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여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방통위는 구글이 아웃링크 방식의 외부 결제를 막은 것이 이 시행령을 위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구글의 정책이 이 시행령이 정한 행위에 포함되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구글은 제3자 결제를 제공했기 때문에 특정결제 방식을 강제하지 않았으며,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했다고 보고 있다.

 

 

OTT부터 요금 인상...음원‧웹툰 플랫폼도 ‘고민 중’

 

구글 정책으로 인해 콘텐츠 업계는 요금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OTT업체들은 실제로 요금 인상을 예고했다.

 

‘웨이브’는 지난 23일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오는 29일부터 안드로이드 앱에서 결제할 때 구글 플레이 결제를 의무적으로 적용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안드로이드 앱에서 판매하는 이용권 가격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스탠더드 요금은 월 1만 900원에서 1만 2900원, 베이직 요금은 7900원에서 9300원, 프리미엄요금은 1만 3900원에서 1만 6500원으로 오른다.

 

‘티빙’ 역시 지난 24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오는 31일 AOS 티빙 7.4.5 업데이트로 구글 인앱결제가 적용될 예정”이라면서 “티빙 이용권 신규 결제 시 구글 인앱결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된다”고 알렸다.

 

베이직 이용권이 월 7900원에서 9000원, 스탠다드가 1만 900원에서 1만 2500원, 프리미엄 요금제가 1만 39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오른다.

 

KT 시즌도 상반기 내 요금 인상 내용을 담은 공지를 올릴 계획이다.

 

다만 웨이브와 티빙의 요금 인상은 PC나 모바일 웹에서 결제 시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요금 부담을 줄이려면 소비자들이 앱 내 결제를 하지 않고 직접 웹페이지에 접속해 결제해야 한다.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앱스토어 ‘원스토어’나 ‘갤럭시 스토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OTT 뿐만 아니라 멜론‧지니‧플로‧벅스 등 국내 음원 플랫폼, 웹소설‧웹툰을 서비스하는 네이버‧카카오‧리디 등 콘텐츠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구글 인앱결제가 강제되면 매출에 직격타를 맞게 된다.

 

이들은 아직까지 요금 인상을 결정하지는 않았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글과 애플의 독점적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자들과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이 생겨야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면서 “국내 앱스토어가 있지만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대체 앱스토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경제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구글이 수수료를 올리게 되면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콘텐츠 이용 가격 인상 등 부당함에 대응하는 부분을 소비자의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