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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번 보는데 1만4000원? 그 돈이면 넷플릭스로 간다”

고사 직전 영화업계, 요금 인상 단행
OTT 월 구독료와 맞먹는 티켓값...영화관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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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고사 직전의 영화업계가 다시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영화관에서 한 번 영화를 보는 요금이 OTT서비스 월정액 이용권을 끊는 가격과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CJ CGV는 오는 4월 2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성인 2D영화 일반 시간대 기준, ▲주중 1만 3000원 ▲주말 1만 4000원을 내야 영화를 볼 수 있다. 3D를 비롯한 IMAX, 4DX, ScreenX 등 기술 특별관 및 스윗박스 가격도 1000원씩 일괄 인상된다.

 

CGV는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영화관람료를 올린 바 있다. 업계 1위 CGV가 움직이면서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도 덩달아 가격을 올렸다. 관람료 뿐만 아니라 영화관람권 가격도 함께 올랐다.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영화업계가 초토화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영화업계는 큰 위기에 몰려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관객수는 59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73.7%나 줄었다. 이는 2004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된 이후 최저치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영진위가 발표한 2월 영화 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관객수는 311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7.8% 감소했다. 이 역시 2004년 이후 2월 전체 관객수로는 최저치다. 

 

이 가운데 지난해 기준 CGV는 매출이 1조 9423억 원에서 5834억 원으로 70% 급감했다. 롯데컬처웍스도 7710억 원에서 2660억 원으로 65.5% 감소,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메가박스는 3328억 원에서 1045억 원으로 68.6% 감소했다. 

 

 

오른 티켓값, OTT 서비스 월간 이용권과 비슷한 수준

 

문제는 이 티켓 가격이 OTT 서비스의 월간 이용권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OTT서비스는 이용권을 지불하면 원하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도 있다. 사실상 영화관이 크게 불리한 상황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멤버십 요금은 베이직 9500원, 스탠다드 1만 2000원, 프리미엄 1만 4500원이다. 이중 프리미엄을 사용하면 4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하며, UHD화질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넷플릭스가 최근 다른 사람과의 아이디 공유를 막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용자들은 관행적으로 여러 명이 모여 하나의 계정을 공유하고 구독료를 나눠 지불해왔다. 이 경우 프리미엄 멤버십을 이용하는데 1인이 지불할 금액은 3625원에 그친다.

 

왓챠플레이의 경우 베이직이 월 4900원, 일반 요금이 7900원, 프리미엄이 월 1만 2900원으로 넷플릭스보다 저렴하다. 토종OTT인 웨이브의 요금제는 베이직 7900원, 스탠다드 1만 900원, 프리미엄 1만 3900원이다. 티빙의 이용권 가격도 동일하다.

 

정보통신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유료 OTT 서비스 이용률은 2018년 30%에서 2020년 46%까지 증가했다. 

 

특히 넷플릭스의 이용률은 2018년 4%에 그쳤지만 2019년 10%, 2020년 24%로 해마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작년 OTT 이용 경험자(46%) 기준으로 하면 52%가 넷플릭스를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만족도 조사에서 넷플릭스는 콘텐츠, 사용성, 요금체계, 전반만족도 등 모든 항목에서 1위를 기록했는데, 요금체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OTT 서비스 이용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억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월간 이용자수 1000만 명을 넘겼고, 웨이브가 394만 명, 티빙이 264만 명, U+모바일tv가 212만 명, KT시즌이 168만 명, 왓챠가 138만 명 등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영화관이 ‘영화를 본다’는 행위 자체와 관련해 OTT 서비스를 누를 수 있는 장점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OTT 서비스는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이동 중에도 언제 어디서든 영화를 볼 수 있고, 영화관에서 영화 1편을 보는 가격으로 한 달 동안 원하는 만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만약 집에 빔프로젝터와 스피커가 구비돼 있고, 지난 12월부터 CGV가 전국 73개 지점에서 진행하고 있는 ‘팝콘 배달 서비스’까지 이용한다면 영화관의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대신 웅장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스피커와 대화면을 원하는 고객, 영화를 보는 행위보다 데이트 등 특별한 상황과 분위기를 즐기는 고객이 영화관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OTT 서비스보다 신작을 빨리 개봉하는 것도 영화관의 남은 경쟁력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손익분기점 달성이 난망해진 가운데, 많은 영화들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행을 택하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 ‘승리호’ 등이 넷플릭스로 직행했다. 

 

이 가운데 CGV는 영화관람료 인상을 통해 늘어나는 재원으로 신작개봉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금 지급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시민 안진영(32)씨는 "이전만큼 자주는 아니겠지만,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영화관을 찾게 될 것 같다. 아이맥스(IMAX) 등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몰입감과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천아(24)씨는 "최근에는 넷플릭스와 영화관이 동시개봉하는 사례도 있고, 오리지널 콘텐츠도 풍부해지고 있어서 비싼 돈을 내고 영화관을 자주 찾기는 꺼려진다"면서 "마스크를 끼고 영화관에 오래 앉아있는 것보다 집에서 편하게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홈시네마 장비도 잘 구비되어 있어서 영화관의 장점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콘텐츠제작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에는 넷플릭스 등 OTT와 멀티플렉스가 시장을 양분하게 될 것 같다. 영화관을 방문해서 얻는 레저 경험이 큰 이들은 극장에 갈 것이고, 영화 자체 관람이 중요한 이들은 OTT를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