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한국은행과 '예금 토큰 기반 디지털 금융 인프라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1일 체결했다. 한국은행 본관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직접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이번 협약은, 한국은행이 주관하는 2차 예금 토큰 실거래 시범사업(프로젝트 한강)과 관련해 금융권 내 첫 번째로 체결된 업무협약이다.
■ '프로젝트 한강'이란 무엇인가
프로젝트 한강은 한국은행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함께 추진하는 디지털화폐 실거래 실증 사업이다. 중앙은행이 일반 국민에게 직접 발행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달리, 은행 등 금융기관만 이용하는 기관용 디지털화폐를 기반으로 하며, 일반 이용자는 각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 토큰을 통해 결제에 참여하는 구조다. 민간이 개방형 블록체인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과도 차별화된다.
1차 실험은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됐으며, 7개 시중은행과 최대 10만 명의 이용자가 참여했다. 개설된 전자지갑은 8만1000개, 예금에서 예금 토큰으로 전환된 금액은 약 16억4000만원 규모였다.
■ 1차에서 두각, 2차에서 선두로
신한금융은 1차 시범사업에서 이미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1차 실험에서 발생한 예금 토큰 결제 가운데 46.2%가 신한은행의 배달 플랫폼 '땡겨요'에서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자체 플랫폼을 통해 실제 결제 데이터를 가장 많이 확보한 은행으로, 2차 사업의 첫 번째 협약 파트너로 선정된 배경이기도 하다.
2차 사업에서 신한금융은 땡겨요 결제에 더해 신한EZ손해보험의 여행자보험 납부까지 예금 토큰 적용 범위를 넓힌다. 보험료 납부에 예금 토큰을 활용하는 시도는 금융권에서 전례가 없는 모델로, 디지털화폐의 활용 영역을 기존 결제를 넘어 금융 상품 전반으로 확장하는 실험이 된다.
■ 국고보조금에 디지털 바우처 도입…공공 영역까지 확대
이번 협약에서 주목할 또 다른 축은 공공 분야 연계다. 양 기관은 국고보조금과 연계한 예금 토큰 발행 및 정산에 디지털 바우처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약 700조원 규모 국고금의 25%를 디지털화폐로 집행할 계획으로, 첫 적용 대상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조건이 충족될 때 자동으로 거래가 실행되는 '프로그래머블 화폐'의 특성을 활용해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고 중간 단계의 비효율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 자본시장·무역금융까지…글로벌 디지털 경쟁력 강화 포석
한국은행은 후속 연구로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상품을 검색·구매·결제하는 에이전틱 AI 기반 자동결제 시스템에 예금 토큰을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토큰화된 채권·주식 등 디지털 자산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서의 가능성도 함께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 역시 예금 토큰 인프라를 자본시장·무역금융 등 기업금융 영역으로 확장해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을 키운다는 중장기 전략을 밝혔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디지털 자산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혁신과 더불어 금융 본연의 역할인 안정성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은행과 긴밀히 협력해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