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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과학

효성중공업, 탄소배출 '제로' SF₆ Free 145kV 차단기 개발…국내 최초·세계 두 번째

드라이 에어 + 진공차단 기술 결합…유럽 F-gas 규제 강화 속 차세대 전력기기 시장 선점 나서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효성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SF₆(육불화황) 가스를 쓰지 않는 145kV 급 친환경 차단기를 개발하고 양산에 돌입한다. 국제 공인 시험소 협의체인 STL(Short-Circuit Testing Liaison)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에 해당하는 성과다.

 

'전력기기의 필요악', SF₆의 두 얼굴

 

SF₆는 지난 50여 년간 고전압 차단기·개폐장치 분야에서 '대체 불가' 소재로 군림해 왔다. 불활성·난연성 특성 덕분에 500℃ 이상의 고온에서도 분해되지 않고, 뛰어난 절연내력과 소호(消弧·전류 차단) 성능을 자랑한다. 전 세계 전력기기 분야에서 연간 약 1만 톤이 소비될 만큼 보급이 광범위하다.

 

문제는 환경이다. SF₆의 지구온난화지수(GWP)는 CO₂ 대비 약 2만3500배에 달하며, 한 번 대기 중에 누출되면 최대 3200년간 잔류한다. 1997년 교토의정서는 SF₆를 '6대 온실가스'로 지정했고, IPCC 역시 '지구 환경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가스'로 꼽았다. 전력 공급망의 필수재이면서 동시에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드라이 에어 + 진공 차단, 두 기술의 결합

 

효성중공업은 이번 차단기에 SF₆ 대신 질소(N₂)와 산소(O₂)로 이뤄진 드라이 에어를 절연 매질로 채택했다. 드라이 에어는 GWP가 사실상 '0'으로, 온실가스 배출 자체를 원천 차단한다. 여기에 진공차단기 기술을 더해 고전압 환경에서 요구되는 절연 성능과 전류 차단 성능을 함께 확보했다.

 

친환경 전력기기 개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진공차단 기술과 공기를 이용한 절연 방식, 그리고 SF₆를 대체하는 인공가스 개발이다. 지멘스·미쓰비시·도시바 등 글로벌 메이저들이 전자 방식을 추진하고 있으며, 3M·허니웰·ABB·슈나이더·GE 등은 후자에 주력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 가운데 진공 차단과 드라이 에어 절연을 145kV 급에 결합한 방식으로 STL 기준 세계 2위 타이틀을 확보했다.

 

EU F-gas 규제, 시장 지형을 바꾸다

 

유럽연합(EU)은 2024년 F-gas(불소계 온실가스) 규정을 개정해 SF₆를 포함한 불화온실가스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규제 당국들의 요구에 맞춰 제조업체들은 R&D 예산을 늘리며 순수 공기 또는 대체 혼합가스를 활용한 SF₆ Free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SF₆ Free 차단기 시장은 2024년 약 54억 달러에서 2033년 74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규제 압력이 신규 설비 교체 수요를 견인하면서 관련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고전압 라인업 확대…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효성중공업은 이번 145kV 제품을 발판으로 SF₆ Free 차단기 라인업을 더 높은 전압 영역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가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친환경 기기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선제적 기술 확보를 통해 차세대 전력기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개발은 유럽의 환경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SF₆ Free 기술의 고전압 영역 확대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전력기기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